[OSEN=광화문, 연휘선 기자] "사랑스러운 소녀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웬즈데이야 말로 사랑스럽다고 생각해요". 팀 버튼 감독의 시리즈 '웬즈데이'의 타이틀 롤 제나 오르테가가 '사랑스러운 소녀'의 전형을 깨부쉈다.
넷플릭스는 11일 오전 서울시 종로구 당주동에 위치한 포시즌스 호텔 서울에서 오리진러 시리즈 '웬즈데이' 시즌2의 내한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시리즈를 연출한 팀 버튼 감독과 작품의 두 주연 제나 오르테가, 에마 마이어스가 참석해 국내 기자들과 함께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웬즈데이'는 똑똑하고 비꼬는 것에 도가 튼 웬즈데이 아담스(제나 오르테가)가 네버모어 아카데미에서 겪는 일들을 그린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다. 지난 2022년 11월 23일 8부작으로 공개된 첫 시즌이 누적 시청 17억 시간을 기록하며 넷플릭스 글로벌 TOP10 TV(영어) 부문 여개 1위를 기록하며 글로벌 신드롬을 일으켰다.
이에 힘입어 제작된 '웬즈데이2'는 새 학기를 맞아 네버모어 아카데미에 돌아온 웬즈데이 아담스가 자신을 둘러싼 더 오싹하고 기이해진 미스터리를 마주한 가운데, 그 뒤에 숨겨진 진실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담는다. 지난 6일 파트1이 공개된 가운데, 오는 9월 3일 파트2 공개를 앞두고 있다.
[사진]OSEN DB.
특히 '웬즈데이' 시리즈는 영화 '유령 신부', '빅 피쉬', '가위손', '찰리와 초콜릿 공장',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등으로 동화 같으면서도 다크한 특유의 세계관과 스타일로 전 세계 영화 팬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온 팀 버튼 감독이 연출한 작품이다. 이에 팀 버튼 감독을 필두로 극 중 웬즈데이와 이니드 역으로 팬들의 사랑을 받은 제나 오르테가와 에마 마이어스 또한 함께 한국을 찾아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이를 기념해 마유경 첼리스트가 오프닝 퍼포먼스를 맡아 '웬즈데이'의 첼로 장면을 떠오르게 만드는 퍼포먼스도 꾸며졌다. 뒤이어 등장한 팀 버튼 감독은 "한국에 제가 여러번 왔는데 이번이 더 특별한 것 같다"라며 반가움을 표했다. 하루 전 팬들과 이벤트를 진행한 팀 버튼은 "올 때마다 드는 생각은 한국은 창의적인 나라"라며 "유독 열정을 쏟은 '웬즈데이'를 보여드리게 돼 기쁘다"라며 웃었다.
제나는 "이번이 첫 한국인데 한국 문화를 체험하고 직접 볼 수 있어 기쁘다. 이번 작품 정말 열심히 만들었다. 만들 땐 좋아해주실까 걱정도 됐는데 사랑해주시는 한국 관객 분들을 만나 기쁘다. 직접 만나 싸인도 해드리고 싶고 직접 만나 교류하는 순간이 너무 소중했다"라고 말했다.
한국 방문 경험이 있는 에마는 "2년 전 마지막으로 왔는데 다시 오게 돼 기쁘다. 열정적인 관객 분들을 감독님과 함께 만나게 돼 기쁘다"라고 덧붙였다.
[사진]OSEN DB.
파트2를 앞두고 변화도 있을까. 팀 버튼은 "'웬즈데이'는 웬즈데이"라고 너스레를 떨며 "웬즈데이 다운 이야기가 될 거고, 특별히 모녀, 3대에 걸친 모녀 가족의 서사가 펼쳐질 것"이라고 자부했다. 더불어 그는 연출 포인트에 대해 "제가 TV 시리즈를 본격적으로 처음 하는 작품이라 영화를 촬영하듯이 작업했다. 영화의 다이나믹과 창의력으로 작업했다. 우리 배우들이 너무 훌륭한데 새롭게 출연한 배우들과 작업하는 것도 좋았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아무래도 별종들을 위한 학교이다 보니 별종, 괴짜 가족이라면 당연히 와야겠다고 생각했다. 저는 학교는 학교라는 생각만 갖는 사람이라 '웬즈데이'는 별종들로 가득한 학교 중에서도 가장 괴짜다. 학교를 마음에 들어하지 않아고 갈 수밖에 없으니까 그렇게 생각하려 했다"라고 했다.
작품에 프로듀서로도 참여한 제나는 "너무나 좋았다. 자연스럽게 우리의 협업 관계가 진화하고 한층 더 발전했다고 생각한다. 시즌1 때도 많은 이야기를 했는데 서사에 대한 높은 차원의 논의를 할 수 있었고 단순히 배우로서 참여하는 것보다는 조금 더 깊게 관여할 수 있었다. 촬영 전에 작품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 도움이 됐다. 개인적으로도 비밀의 문이 열리고 새로운 세상이 펼쳐진 것 같은 느낌이 들 만큼 재미있는 경험이었다"라고 했다.
[사진]OSEN DB.
그 역시 "웬즈데이의 변화는 없다. 웬즈데이는 본인이 어떤 사람인지 확실하게 알고 있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이 그에게 맞춰야 한다. 유일하게 달라진 점이 있다면 포옹 같은 게 너무 싫은 사람이었는데 달라졌다. 또 영적 능력을 조금 잃어버리면서 다른 사람에게 기댈 수 있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웬즈데이의 변화에 대해 제나는 "웬즈데이가 감정적으로 표현하는 사람이 아니기도 하다. 깊은 대답을 드리고 싶은데 저는 그냥 연기를 열심히 하는 사람일 뿐이다. 다양한 사람들과 상호작용을 하면서 찍게 됐는데 에마도 그렇고 극 중 할머니도 새롭게 등장하며 변화를 알면 자연스럽게 느끼게 되는 것 같더라"라고 자평했다.
그런가 하면 에마는 "시즌2의 이니드는 시즌1과 조금 다르다. 시즌1에서 제대로 늑대인간이 돼서 네버모어로 돌아와 자신감을 갖고 늑대 무리와 어울리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아주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라며 웃었다.
또한 그는 "이니드가 시즌2에서 조금 혼란스럽다. 왜냐하면 시즌1에는 웬즈데이 만의 벽이 있는데 웬즈데이가 환영을 보고 이니드를 밀어내려 하는데 얘는 왜 나를 밀어내려 하나 오해가 쌓이기도 한다. 그런데 사실 관계가 그렇다. 자연스럽게 일어나고 힐링이 되는 부분이기도 하다"라고 설명했다.
[사진]OSEN DB.
'웬즈데이'는 시즌1 공개 당시 한국을 제외한 국가들에서 모두 넷플릭스 1위를 기록하기도 했던 터. 이에 '웬즈데이' 경쟁작으로 한국의 시리즈 '오징어 게임'이 거론되기도 했다.
다만 이와 관련 제나는 "영화나 드라마를 경쟁으로 보는 것은 안 좋은 것 같다. 왜냐하면 저희는 너무 감사하다. 이런 쇼를 할 수 있고, 한국 팬들도 봐준다는 게 기쁘다. 저희는 캘리포니아에서 왔다. 캘리포니아에서 자란 사람들이 만든 쇼를 전세계에서 봐주신다는 게 기쁘다. 수치보다 우리가 사람들 마음에 닿을 수 있고, 공감할 수 있다는 게 중요한 것 같다"라고 했다. 이어 "파트2에서는 6화부터 이니드가 주를 이루는데 에마가 한국 문화를 너무 좋아한다. 보시면 좋아하실 것 같다"라고 말했다.
팀 버튼 감독 또한"시즌1이 성공적인 것 자체가 즐거웠다. 저는 실패도, 성공도 해봤다. 저희가 공들여 만든 작품을 전세계 사람들이 봐준 것 자체가 기쁘다. 이건 절대 경쟁이 아니라 전세계 사람들이 봐준 것 자체가 기쁘다"라고 밝혔다.
[사진]OSEN DB.
'웬즈데이' 시리즈는 사랑스럽지 않은, 인형 같은 여주인공의 전형을 깬 괴짜 같은 소녀들의 매력으로 글로벌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제나 오르테가와 에마 마이어스에게 웬즈데이 속 인물들은 어떤 소녀들일까.
에마는 "저에게 이니드는 정말 소중하다. 괴짜라서 더욱 사랑스럽다. 다른 사람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특이한 행동도 많이 하지만 그런 태도를 취하는 것이 이런 캐릭터들의 개성과 독특함, 세상의 틀에 우리를 맞출 필요가 없다는 걸 느껴주셨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제나는 "전형적인 사랑스러운 여자 아이가 무엇인지 생각을 해보려 했다. 조금 힘들다. 가끔 어떻게 정반대의 방향으로, 사람들이 생각하는 전형과 반대되는 이미지에 충실한 여자 아이들이 있고 그래서 캐릭터 구축이 힘든 것 같다. 전형에 빠지기 쉬운데 SNS에 현혹되지 않고 자신의 목소리를 당당하게 낼 줄 아는 여자 아이들이 가장 사랑스러운 아이들이 아닌가 생각한다"라고 당차게 밝혔다.
이에 그는 "이 이상한 아이들이야 말로 사랑받을 자격이 있다고 본다. 모두가 결함도 있고, 사랑받고 싶어 하고, 우리 한 명 한 명 다 그렇게 사랑받을 작겨이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러한 '걸 인 블랙(Girl In Black)' 기조에 대해 팀 버튼은 "예를 들면 '비틀 쥬스'에서의 리디아와 캣우먼도 그랬고 '웬즈데이'도 그렇고 제가 매번 강렬한 여성과 개성을 드러내려고 했던 것 같은데 제가 항상 열정을 가진 부분이고 제 철학을 캐릭터들이 잘 표현해줬다고 본다"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사진]OSEN DB.
당찬 소녀들을 모은 팀 버튼이 이 시리즈에 녹이고 싶은 정수는 무엇일까. 그는 "작업하며 가장 즐겁게 느끼는 건 시즌1을 할 때 온라인으로 줌미팅 오디션을 하며 작업을 했다. 직접 두 분을 만나지도 못하고 특이한 방식으로 캐스팅을 했는데 작업을 하면서 시리즈를 더 하고 싶더라. 매일 세트장에 갈 때마다 더 오고 싶고 가족 같은 존재인 거다. 제가 매일 열심히 촬영하고 싶다는 창의력과 기쁨의 원천이 배우들이라 더 즐거워하는 것 같다"라며 기뻐했다.
무엇보다 그는 40년 넘는 시간 동안 작품에서 괴짜를 주인공으로 다뤄온 바. 사랑할 수밖에 없는 괴짜를 선보이며 어떻게 균형을 맞춰왔을까.
팀 버튼은 "평범이 굉장히 기이한 단어다. 그 단어의 뜻이 뭔지도 모르겠다. 아담스 패밀리를 보면서 그냥 가족인데 제 생각엔 안 이상한 가족이 없더라. 그래서 평범의 정의가 어렵다. 평범한 사람이 더 무섭다. 오히려 별종들이 더 편하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느낄 수 있다. 모든 사람들이 나는 이상하고, 특이한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아봤을 거다. 사회에서도, 학교에서도, 가족 사이에서도. 그래서 저는 조금 이상한 게 평범 같다. 몬스터 영화를 보면 몬스터가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이지 않나. 오히려 인간들이 무섭다. 그래서 제게 있어서는 제가 가장 공감하는 캐릭터가 그 별종"이라고 밝혔다.
물론 그 역시 "밸런스는 쉽지 않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잘 모르겠다. 그냥 마음을 따라간다. 저 같은 경우엔 이런 캐릭터들 중에 이렇게 사랑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느끼면서 배우들을 보고 웬즈데이를 보며서 저 같다고 느끼기도 한다. 그러면서 다 공감가는 부분들이 있는 것 같다"라고 했다.
[사진]OSEN DB.
실제 에마 마이어스와 제나 오르테가는 작중 캐릭터 만큼 당찬 소녀들이었다. 에마 마이어스는 "외부 요인이 저한테 영향을 주지 않으려 한다. 내부에서 느끼려고 한다"라고 말했고, 제나 역시 "제가 일할 때, 일하지 않을 때 메모를 쓰기도 한다. 너무 많은 생각들이 있다. 사실 제 직업에서 해야 하는 일이 듣고 느끼는 거다. 어떻게 듣고 어떻게 느끼느냐에 따라 변화가 있을 수 있는데 저는 리허설을 너무 많이 하는 것도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면 거기에 더욱 갇히는 것 같다. 기존에 했던 것과 전혀 다른 게 나올 수도 있고"라 말했다.
무엇보다 제나 오르테가는 "그래서 아역 배우로 시작했는데 그때는 다른 사람들의 말을 많이 듣고, 다른 사람들이 하라는 대로 하는 게 중요했던 것 같다"라며 "내가 원하는 걸 할 수 있고 목소리를 낼 수 있다고 깨닫게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