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매직으로 ‘트럼프 대통령’…경복궁에 낙서한 70대 체포

중앙일보

2025.08.10 21:19 2025.08.10 22:50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11일 서울 경복궁 광화문 석축에 남겨진 매직 낙서 흔적. 사진 국가유산청
경복궁 광화문 담벼락에 검은색 매직으로 낙서를 한 7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11일 국가유산청은 “이날 오전 8시10분쯤 경복궁 근무자가 광화문 석축에 낙서 행위 중인 사람을 발견해 상황실에 보고했다”며 “현장 근무자가 신속히 출동해 낙서자 행위 중단 후 경찰서에 인계했다”고 밝혔다.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낙서를 한 사람은 서울에 사는 79세 남성으로 확인됐다.

이 남성은 광화문 아래 석축 기단에 검은색 매직으로 ‘국민과 세계인에 드리는 글, 트럼프 대통령∼’이라고 썼다. 글을 쓴 이유와 배경 등은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다.

국가유산청은 이날 오전 광화문 앞에 가림막을 설치하고 낙서를 제거하는 중이다. 국립고궁박물관 유물과학과 소속 보존 처리 전문가 5∼6명이 동원됐으나 약품으로 쉽게 지워지지 않아 레이저 기기를 동원한 작업이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가유산청은 조선 왕조의 법궁(임금이 사는 궁궐)이자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문화유산인 경복궁을 훼손한 행위에 대해 엄정 대응할 방침이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문화유산 보존 및 활용에 관한 법’에 따라 낙서 행위자에게 원상 복구 명령을 내릴 수 있으며 복구에 필요한 비용을 청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립고궁박물관 유물과학과 관계자들이 11일 서울 경복궁 광화문 석축에 남은 낙서를 제거하고 있다. 사진 국가유산청
경복궁은 지난 2023년 말에도 낙서로 오염됐다. 지난 2023년 말 10대 미성년자가 ‘낙서하면 300만원을 주겠다’는 말을 듣고 경복궁 영추문과 국립고궁박물관 주변 쪽문에 스프레이 낙서를 남겼다.

국가유산청은 당시 이 낙서를 지우는 데 약 1억3100만원이 쓰인 것으로 보고 있다.

미성년자를 상대로 경복궁 담장 낙서를 사주한 30대 남성은 중형을 선고받았으며 10대 낙서범 역시 장기 2년, 단기 1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사건이 벌어진 지 얼마 되지 않아 모방 범죄를 저지른 20대 남성에게도 징역형의 집행유예 판결이 내려졌다.




장구슬([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