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준 NC 다이노스 감독이 LG 트윈스의 진격의 이유 가운데 하나로 팀내 최고령타자 김현수의 변신을 꼽았다. 2022시즌부터 2년간 LG 타격코치와 2024시즌 LG 수석코치를 지냈다. 3년간 함께 했기에 누구보다 김현수를 잘 알고 있다. 특히 확연히 달라진 클러치 능력을 주목했다.
지난 10일 창원NC파크에서 만난 이호준 감독은 LG 초상승세에 대해 "신민재와 박해민 이쪽에서 무슨 일이 벌어진다"고 이유를 분석했다. 출루로 찬스를 일으키고 빠른 발을 이용해 득점권에 진출도 하고 해결하는 두 선수의 활약상이 돋보인다는 것이다. 동시에 "내가 봤을 때는 현수가 올해 진짜 딴 사람이 됐다"며 김현수를 콕 찍었다.
구체적으로는 "김현수가 찬스때 잘 쳐주고 장타도 많이 나온다. 결정적으로 쳐주고 있다. 내가 코치로 있을때 이런 부분이 조금 약했다. 올해는 진짜 많이 바뀌었다. 원래 치는 스타일이 급했다. 투수만 대하면 초구에 비슷한 거 막 때려버리는 성향이 있었다. 지금은 골라 때리더라"며 설명했다.
올해 프로 입단 20년째를 맞는다. 만 37살이 나이인데도 훌륭한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다. 타율 3할1푼의 정교한 타격에 9홈런에 그치지만 20개의 2루타를 생산했다. 장타율이 4할3푼7리, 출루율 401, OPS .838이다. 득점권 타율이 무려 3할9푼2리를 자랑하며 72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득타율은 NC 박민우(.453)와 LG 신민재(.420)에 이어 3위이다.
김현수의 2024시즌 득타율은 2할5푼7리였다. 그래서 타점도 69개에 그쳤다. 장타율 4할1푼8리, 출루율 3할5푼7리를 기록했다. 이호준 감독의 진단대로 득타율이 눈에 띠게 높아졌다. 35경기가 남았는데도 작년 타점을 뛰어넘었다. 볼넷도 작년은 137경기에서 47개를 골랐지만 올해는 54개를 골랐다.
더욱이 8월 타율이 4할6리에 이른다. 노림수도 좋고 여전히 스윙도 좋은 타자이다. 그냥 상대하기도 부담스러운 타자였다. 여기에 볼까지 골라내는 인내심까지 장착하면서 상대 배터리에게는 더욱 까다로운 타자가 된 것이다. 홈런 욕심을 버린데서 이유를 찾을 수도 있다. 정타와 인플레이 타구를 만드는데 주력하면서 오히려 강한 타자가 됐다고 볼 수 있다.
이 감독은 ""또 저렇게 될 수 있구나, 나이 먹고 자기 스타일을 또 바꾸어 저렇게 해주는 게 대단하다. 스윙도 조금 바뀐 것 같다. 정확하게 뭐가 바뀌었는지는 잘 모르지만 확실히 변화가 있다. 저번에 얼핏 물어보니 '이제 홈런 치려고 안한다'는 말만 하더라. 나이 먹고 더 열심히 하는 것 같다"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