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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영부인 "李와 러브스토리 듣고싶다"…김혜경 여사 답은

중앙일보

2025.08.11 0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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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경 여사와 또 럼 베트남 당 서기장의 배우자 응오 프엉 리 여사가 11일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을 방문해 전시품을 관람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케이팝 데몬헌터스’(케데헌) 흥행으로 관람객이 폭증했다고 들었다.”(김혜경 여사)
“베트남 젊은 세대도 케이팝(한국 가요), 김밥을 좋아한다.”(응오 프엉 리 여사)

이재명 대통령의 부인 김혜경 여사와 또 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의 부인 응오 프엉 리 여사가 11일 케이팝을 소재로 친밀감을 쌓았다. 럼 서기장과 함께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첫 국빈 자격으로 방한한 리 여사는 이날 ‘배우자 친교’를 위해 김 여사와 나란히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았다.

김 여사가 먼저 전 세계적 인기를 얻고 있는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데헌’ 얘기를 꺼내자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이 “주말에는 개장 1시간 전부터 줄을 서는 등 전년 동기 대비 관람객이 약 92% 증가했다”며 케데헌 인기의 긍정적 효과를 언급했다. 그러자 리 여사도 베트남 청년층 사이에 불고 있는 케이팝 훈풍을 언급하며 대화를 이어나간 것이다. 케데헌은 한국 대중 문화와 전통 문화를 접목해 한류 열풍의 새로운 중심이 된 만화영화다.

김 여사는 유 관장이 착용한 국립중앙박물관의 대표 ‘뮷즈’(뮤지엄+굿즈)인 까치 호랑이 배지를 가리키며 “젊은 분들도 구하기 힘들 걸 착용하셨다”고 관심을 보였다. 까치 호랑이 배지는 ‘케데헌’에 등장한 호랑이 더피 캐릭터를 닮아 최근 박물관 기념품 샵에서 품절 대란 사태를 이어가고 있다. 이 배지를 사러 해외 관광객들이 박물관 앞에 오픈런을 하는 식이다.

3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공식 굿즈 매장 '뮷즈샵'에서 품절 사태를 일으켰던 까치 호랑이 배지가 판매되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에 따르면 지난 7월 박물관 관람객 수는 69만 4552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3만 8868명과 비교해 2배 이상 늘어났다.  지난달까지 집계된 관람객 수는 345만 명으로, 현재 추세대로라면 연간 관람객은 400만명을 넘어 최다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현상은 최근 '케이팝 데몬 헌터스'등 K콘텐츠의 흥행과 여름방학 시기가 맞물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뉴스1

이런 사정을 아는 김 여사는 “(리 여사가) 기념품샵을 가고 싶어하신다”고 유 관장에게 귀띔했고, 유 관장은 “지금 굿즈를 신청하면 12월에 받는다”고 했다. 그러자 리 여사는 “굿즈를 신청하면 12월에 준다고 했는데, 지금 신청하겠다”며 “왜냐하면 그 핑계로 (한국에) 다시 오려고”라고 화답해 좌중에 웃음을 자냈다.

김 여사가 케데헌을 소재로 대화를 풀어간 것은 최근 이재명 대통령 내외가 케데헌을 관심 있게 지켜봤기 때문이다. 지난주 이 대통령의 여름 휴가에 맞춰 대통령실 직원들이 휴가지에서 볼 만한 영화로 케데헌을 추천했는데, 이 대통령은 이미 시청한 뒤였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재밌었다. 꽤 괜찮은 작품”이라고 주변에 평을 남겼다고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했다.

이 관계자는 “대통령 내외가 한국 문화 콘텐트와 그 산업적 가능성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며 “특히 김 여사는 피아노 전공자이다 보니 배우자 외교 과정에서 문화적 공감대 형성에 더욱 관심이 클 것”이고 했다.
케이팝데몬헌터스

함께 박물관을 관람한 한·베트남 정상의 배우자 드레스 코드는 전통 복장이었다. 김 여사는 연분홍 한복을, 리 여사는 황금빛의 베트남 전통의상(아오자이)을 착용했다. 두 사람은 유 관장의 안내를 받으며 반가사유상, 외규장각 의궤, 백자 달항아리, 감산사 불상, 경천사지 십층석탑 등을 관람했다.

관람을 마친 뒤엔 박물관 공식 기념품 매장도 들렀다. 이곳에서 리 여사는 남편인 럼 서기장에게 선물하고 싶다면서 곤룡포가 그려진 비치 타월에 관심을 보였다.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어가던 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남편 얘기를 꺼냈다. 리 여사가 김 여사에게 “(국빈) 만찬 때 두 분의 러브 스토리를 듣고 싶다. 여사님에 대해 굉장히 많이 연구하고 왔다”고 말하자 김 여사는 “부끄럽다”며 웃었다. 유 관장은 인기 기념품인 반가사유상 미니어처를 직접 리 여사에게 선물했다고 한다.

김혜경 여사와 또 럼 베트남 당 서기장의 배우자 응오 프엉 리 여사가 11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기념품점에서 상품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각각 피아노와 미술을 전공한 김 여사와 리 여사는 문화예술에 관한 대화 등 박물관 관람에 앞서 45분간 환담을 나눴다고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이 전했다. 국영 방송사 문화예술 국장 출신인 리 여사를 향해 김 여사는 “피아노 전공자로서 문화예술에 관심이 많아 리 여사를 꼭 만나고 싶었다”고 말했고, 리 여사는 “문화예술 등 한국과 베트남의 협력이 앞으로 더 잘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화답했다.



윤지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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