낀세대 '돈 내는 니콜라' 밈 유행…세금 부담 큰 중산층 불만 커져
집권 여당, 지지자층 이탈 우려에 예의주시
밈에서 운동으로…프랑스서 중산층 조세저항 기류 확산
낀세대 '돈 내는 니콜라' 밈 유행…세금 부담 큰 중산층 불만 커져
집권 여당, 지지자층 이탈 우려에 예의주시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프랑스에서 조세에 저항하는 온라인 운동이 급속히 확산하며 올가을 예산 정국을 앞둔 정부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폴리티코 유럽판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회현상 모니터링 기관 비지브레인이 폴리티코에 보낸 자료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프랑스에서 '돈 내는 니콜라'라는 밈(meme·온라인 유행 콘텐츠)과 관련한 트윗이 50만3천건 이상 게시됐다.
이런 현상은 특히 프랑스 정부가 내년도 예산안 초안 발표를 앞둔 올 6월부터 급격히 증가했다.
'니콜라'는 1980년대생 프랑스 남성의 흔한 이름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시절인 2020년 유행한 밈에 사용됐다. 이 밈에서 니콜라는 손으로 머리를 감싼 채 절망에 빠진 30대 중산층 노동자로 묘사됐다.
밈은 그가 70세 샹탈과 베르나르의 유람선 여행 비용을 부담하고, 25세 카림의 복지 혜택과 아프리카 개발 원조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고 암시했다. 샹탈과 베르나르는 프랑스의 전후·베이비붐 세대에서 많이 쓰인 이름이며 카림은 무슬림 이름이다.
프랑스 중산층과 사무직, 즉 복지 혜택을 받기엔 벌이가 넉넉하고 각종 사회 보장 등을 위해 많은 세금을 내야하는 '낀 세대'의 불만과 좌절을 표현한 셈이다.
이 밈은 긴축 정책에 반발해 9월부터 프랑스 전체를 마비시키자는 운동과 맞물려 정부에 상당한 부담을 주고 있다.
엘리제궁의 한 고문은 "우리는 '돈 내는 니콜라'와 같은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며 "이것은 포퓰리스트 극우 운동으로 볼 수도 있고 세금에 대한 국민의 수용도가 약해지고 있다는 경고 신호로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 프랑스 관료도 "가을에 상황이 더 악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프랑스 의회는 가을 정기 국회에서 정부가 마련한 내년도 예산안 심사에 들어간다. 정부는 국내총생산(GDP)의 113%나 되는 공공부채를 줄이기 위해 내년 정부 지출을 동결하고 공휴일 이틀을 줄이는 등 여러 추가 세수 확보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여론조사 기관 오피니언웨이의 브뤼노 장바르 부대표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집권 여당으로선 '니콜라 운동'이 우려할 만하다고 해석했다.
그는 "그들(마크롱 진영)은 이 운동이 그들의 유권자층 중심부, 즉 일에 큰 노력을 기울이는 성공한 젊은 층 사이에 확산한다는 걸 알고 있다"며 "이들은 마크롱에게 투표한 사람들"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이 움직임이 더 근본적인 변화의 신호인지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젊은 중산층 세대의 지지가 주류 정당에서 멀어져 극우, 특히 마린 르펜의 국민연합(RN)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장바르는 "역사적으로 RN은 이 유권자층을 끌어들이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며 "RN이 이 유권자층을 뚫는다면 전체 유권자의 과반에 근접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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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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