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이 ‘계엄 공모범’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을 11일 구치소에서 방문 조사했다.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12·3 비상계엄 선포 사실을 사전에 귀띔받았는지, 내란 범죄의 2인자로 봐야하는지 등에 관해 수사를 이어갔다.
특검팀은 이날 오후 2시부터 김 전 장관을 참고인 신분으로, 김 전 장관 본인이 아닌 이상민 전 장관에 관해 질문했다. 12·3 비상계엄 선포 사실을 귀띔해줬는지, 이 전 장관에게 보여줬다는 문건 속 내용은 무엇이었는지 등을 물은 것으로 보인다.
이 전 장관은 지난해 12월 3일 계엄 당일 윤석열 전 대통령 지시로 소방에 특정 언론사 단전·단수를 지시한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 특검팀은 이 전 장관이 단순 단전·단수 지시를 넘어 김용현 전 장관과 더불어 내란 범죄의 2인자였다고 보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김 전 장관은 군(軍), 이 전 장관은 경찰·소방을 통제해 내란 실현에 가담하려 했다는 것이다.
특검팀은 이 전 장관이 다른 국무위원들과 달리 계엄을 미리 귀띔받았다고 보고 있다. 계엄 날 오전 정기 국무회의가 끝난 후 또는 오후 6시쯤 통화로 김 전 장관에게서 계엄 얘기를 들었다는 것이다. 이 전 장관은 계엄 당일 지방 행사에 참석한 후, 본래 예정보다 이른 오후 8시쯤 서울로 돌아왔다. 특검팀은 이 전 장관이 계엄 선포 전 윤 전 대통령, 김 전 장관과 만나기 위해 귀경 일정을 앞당겼다고 본다.
한편 특검팀은 최근 이승오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육군 중장)을 참고인에서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및 허위공문서 작성 등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하고, 지난 8일 이 본부장 자택 등을 압수수색하며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이 본부장은 앞선 조사 과정에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지시로 ‘평양 무인기 작전’을 지휘했다고 진술한 바 있다.
특검팀은 이 본부장과 김용대 전 드론작전사령관이 김명수 합참 의장을 배제하고, 작전을 수행했는지 의심하고 있다. 김 의장은 지난해 6월 무인기를 활용한 전투 실험 계획에 대해선 사전 보고를 받았으나 구체적인 작전 내용은 9월 김 전 장관 취임 이후에 알았다고 특검팀 조사에서 주장했다고 한다.
이와 관련 특검팀은 이날 강인규 유엔군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 수석대표 겸 한미연합군사령부 부참모장(소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드론작전사령부의 지난해 10~11월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이 유엔 정전협정 위반인지 등에 대해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심모 전 합참 법무실장도 이날 특검팀에 참고인 조사를 위해서 출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