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인환 기자] ‘괴물 수비수’ 김민재(28, 바이에른 뮌헨)의 입지가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 독일 현지에서는 이미 구단이 김민재를 핵심 전력에서 제외했으며, 매각 후보로 올렸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바이에른 '스포르트'는 11일(한국시간) “김민재는 더 이상 구단의 핵심 계획에 포함되지 않는다. 그는 확실한 매각 대상이며, 뮌헨은 다욧 우파메카노와 요나탄 타를 주전 센터백 조합으로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구단 수뇌부는 김민재가 팀에 합류한 이후 보여준 경기력에 전적으로 만족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2023년 여름 나폴리에서 리그 최우수 수비수로 선정된 김민재는 5000만 유로(약 731억 원)의 이적료로 뮌헨 유니폼을 입었다. 이탈리아 세리에A를 제패한 나폴리에서 ‘벽’과 같은 수비를 보여주며 ‘괴물’이라는 별명을 얻었던 그는 독일 무대에서도 큰 기대를 받았다. 하지만 이적 후 2시즌 동안 김민재의 행보는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
첫 시즌부터 기복 있는 경기력이 지적됐다. 특히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에서의 뼈아픈 실수들이 팬들의 뇌리에 깊게 남았다. 2024년 4강 1차전 레알 마드리드전(2-2), 2025년 8강 1차전 인테르 밀란전(2-2) 등 중요한 순간마다 불안한 볼 처리와 압박에 흔들리는 모습이 드러났다. 이러한 장면들은 그를 향한 신뢰를 조금씩 무너뜨렸다.
여기에 부상 악재가 겹쳤다. 지난 시즌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장기간 이탈했던 김민재는 복귀 후에도 경기 감각을 되찾는 데 시간이 걸렸다. 4월 마인츠전에서 전반만 소화한 뒤 교체 아웃되었고, 이후 클럽 월드컵에도 나서지 못했다. 결국 시즌 막판까지 정상 컨디션을 유지하지 못한 채 마무리됐다.
문제는 올여름 프리시즌에서도 상황이 나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김민재는 우파메카노와 타에게 밀려 사실상 3번째 센터백 자리에 머물렀다. 바이에른은 차기 시즌 주전 조합을 이미 굳힌 상태에서, 그를 매각 후보로 분류한 것으로 보인다. 계약 기간은 2028년까지 남아 있지만, 이제 위기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바이에른이 명확하게 매각 가능성을 열어둔 만큼 향후 3주간의 이적 시장에서 김민재의 거취는 최대 관심사 중 하나가 됐다. 문제는 높은 연봉과 이적료다. 뮌헨 내부에서는 김민재가 세르주 그나브리, 레온 고레츠카 등과 비슷한 고액 연봉을 받고 있어 타 클럽들이 부담스러워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심지어 중동 클럽들조차 이 금액에 선뜻 나서지 못하는 분위기다. 현실적으로 김민재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은 두 가지다. 하나는 잔류 후 치열한 경쟁을 통해 입지를 되찾는 것, 다른 하나는 새로운 무대로 이적해 재도약을 노리는 것이다. 잔류를 택한다면 리그와 컵 대회에서 제한적인 출전 시간을 활용해 존재감을 회복해야 한다.
만약 이적을 택한다면 유럽 빅클럽 혹은 중동·미국 등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할 수 있다. 바이에른 입장에서도 김민재 매각은 양날의 검이다. 그가 떠난다면 가을까지 이토 히로키, 알폰소 데이비스 등이 부상에서 돌아오기 전까지 수비 뎁스가 크게 얇아진다. 하지만 잔류시키자니 주전 경쟁에서 밀린 선수를 고액 연봉으로 안고 가야 하는 부담이 크다.
결국 이 모든 것은 여름 이적 시장 마감일인 9월 1일까지 결정될 전망이다. 김민재가 독일 무대에서 ‘괴물’의 명성을 되찾을지, 아니면 새로운 도전을 위해 또 한 번 이적을 택할지. 유럽 전역의 시선이 그의 발걸음을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