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유현민 특파원 = 15일(현지시간)로 잡힌 미·러 정상회담을 앞두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양보 불가론'을 강도높게 주장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러시아에 우크라이나 영토를 일부 내줄 것이라는 얘기가 속속 나오자 불안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양보를 한다고 러시아가 공격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서 "지난 한 주 동안 러시아는 1천발 이상의 활공 폭탄과 거의 1천400대의 드론으로 우크라이나를 공격했다"며 "미사일 공격도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전쟁을 질질 끄는 러시아에 더 강한 국제적 압박이 가해져야 한다"며 "살인을 중단하기를 거부하는 러시아가 어떤 보상이나 혜택도 받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는 도덕적인 입장이 아니라 합리적인 입장"이라며 "양보로 살인자를 설득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미·러 정상의 알래스카 회담을 앞두고 종전을 위해 러시아에 영토를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8일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와의 정상회담과 관련해 "영토 교환이 일부 있을 것"이라고 말해 우크라이나의 영토 양보 가능성을 시사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 발언에 경악하며 휴전을 위한 자국의 영토 타협안에 즉각 반대했다. 그는 지난 9일 영상 연설에서 "우크라이나인은 땅을 내주지 않을 것"이라며 일축하고 "우크라이나가 빠진 결정은 죽은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우크라이나와 유럽연합(EU)은 영토 양보안을 거부하며 젤렌스키 대통령이 종전 협상에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를 위해 젤렌스키 대통령은 최근 독일, 영국, 프랑스를 비롯한 주요 13개국 정상과 연쇄 통화를 하며 유럽과 나토의 지지를 확인했고, 이날도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통화해 다음 달 정상회담 개최에 합의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한편 우크라이나는 전날 밤 드론으로 러시아 니즈니 노프고로드 주에 있는 미사일 부품 생산 공장을 공격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러시아 현지 당국은 이 공격으로 1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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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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