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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커버그, 집 11채 사들이더니…14년째 ‘이웃 빌런’

중앙일보

2025.08.11 08:16 2025.08.11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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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커버그의 정원에 있는 아내 프리실라 챈의 동상. 7피트(약 2.1m) 크기로 유명 조각가 다니엘 아샴의 작품이다. [사진 저커버그 인스타그램]
페이스북·인스타그램 등을 운영하는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가 거주 지역에서 주택을 대거 매입·개조하며 이웃들에게 민폐를 끼치고 있다는 증언이 나왔다.

1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팔로알토의 부유층 거주지인 크레센트파크 주민들의 삶은 14년 전 저커버그가 이사 오면서 크게 바뀌었다. 그가 자신이 거주하는 주택 근처의 다른 주택들을 대거 사들였기 때문이다. 그는 기존 주민들에게 시세의 두세배에 달하는 최대 1450만 달러(약 201억원)를 제시했고, 주민 일부가 이를 받아들여 집을 팔고 떠났다.

저커버그는 이런 식으로 14년간 총 11채를 매입하는 데 1억1000만 달러(약 1528억원)를 썼다고 한다. 주택을 매입한 뒤에는 자신의 주택과 이웃한 주택 4채 중 3채를 완전히 철거하고 대형 중앙 정원을 조성했다. 높은 담으로 둘러싸인 정원에는 2m 높이의 부인 프리실라 챈의 동상을 세웠다. 또 손님용 별채와 분수대, 피클볼(탁구채 크기의 패들(라켓)로 구멍 뚫린 공을 쳐 넘기는 하이브리드 스포츠) 코트, 와인 저장고 등도 설치했다.

주택 한 곳은 그의 자녀 등을 위한 사립학교로 만들었다. 이 지역에서 사립학교를 운영하는 것은 시 조례 위반이었지만 저커버그는 개의치 않았다.

주택 건축 과정에서도 논란이 있었다. 2016년 제출한 주택 4채 철거·재건축 신청이 시에 의해 반려되자, 그는 공사를 세 차례로 나눠 진행하는 방법으로 승인 절차를 회피했다. 3채 미만을 공사할 땐 승인을 안 받아도 되는 점을 이용한 것이다. 이 때문에 공사가 8년이나 이어졌고, 인근 주민들은 진입로 차단, 건설 장비 방치 등으로 불편을 겪었다.

저커버그 부부가 주최한 파티도 주민 갈등의 원인이 됐다. 행사 때마다 차량이 몰리고, 늦은 밤까지 음악 소음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이웃집 정원을 향한 감시카메라 설치, 경호팀의 주민 촬영·검문 의혹도 불거졌다. 한 주민은 “‘나도 당신 집을 향해 카메라를 설치하겠다’고 항의하고 나서야 (저커버그의) 카메라가 철거됐다”고 전했다.

저커버그 측은 이에 대해 “저커버그는 메타의 CEO로서 상당한 위협에 노출돼 있어 높은 수준의 보안이 필요하다”며 “이웃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한영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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