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괴물 수비수' 김민재(29, 바이에른 뮌헨)이 여전히 방출 명단에 올라 있다. 그는 다시 한번 잔류 의사를 밝혔지만, 독일 현지에선 압박이 끊이지 않고 있다.
독일 '스포르트1'은 11일(한국시간) "김민재는 떠나야 한다. 그는 더 이상 바이에른의 계획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지 못한다. 구단은 이 중앙 수비수를 팔고 싶어 하지만, 특별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매체는 "수비수 김민재에 대한 여러 가지 루머가 돌고 있다. 그는 더 이상 필요하지 않으며 사실상 떠나야 한다. 바이에른에서 김민재의 시간이 끝나가고 있는 듯하다"라며 "김민재는 확실히 매각 후보다. 그는 중앙 수비진에서 주축 선수로 기용될 계획이 없다. 뱅상 콤파니 감독의 구상에선 다른 선수들이 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라고 전했다.
심지어는 김민재가 아예 필요없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스포르트는 "바이에른은 요나탄 타-다요 우파메카노 센터백 듀오를 중심으로 전략을 꾸리고 있으며 부상당한 이토 히로키가 빠르게 복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요시프 스타니시치 또한 중앙 수비수로 뛸 수 있기에 김민재는 크게 필요없거나 심지어는 불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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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 김민재는 쉴 새 없이 달렸다. 그는 모든 대회를 통틀어 바이에른 유니폼을 입고 43경기 3593분을 소화했고, 리그에서만 2289분을 출전했다. 이는 요주아 키미히에 이어 팀 내 두 번째로 많은 출전 시간.
특히 김민재는 지난해 10월부터 아킬레스건 부상을 안고 강행군을 소화했고, 휴식이 필요한 상황에서도 동료들의 줄부상으로 제대로 쉬지 못했다. 이로 인해 허리 통증까지 생겨났으며 시즌 막판엔 몸살 감기까지 앓았다. 그럼에도 김민재는 바이에른이 우승을 확정 짓기 전까지는 아픈 몸을 이끌고 뛰어야 했다.
그 덕분에 바이에른은 2023-2024시즌 레버쿠젠에 내줬던 마이스터샬레(분데스리가 우승 트로피)를 되찾아왔다. 김민재도 한국 선수 최초로 유럽 5대리그 중 두 개 리그를 제패한 주인공이 됐다. 그는 지난 2022-2023시즌 나폴리에서 세리에 A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뒤 분데스리가까지 제패하는 데 성공했다.
그럼에도 김민재는 후반기 들어 실수가 너무 많았다는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그러자 김민재도 고민에 빠졌다. 앞서 '빌트'의 크리스티안 폴크 기자는 "김민재는 올여름 방출 후보 중 한 명이다. 김민재 본인도 매력적인 제안을 받는다면 팀을 떠나는 걸 꺼리지 않는다. 그는 뮌헨에서 활약에 대한 비판을 뼈저리게 느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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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는 지난 8일 열린 토트넘 홋스퍼와 친선경기에서도 교체 출전했다. 우파메카노와 '신입생' 타가 선발 출격하며 호흡을 맞췄다. 김민재는 후반 23분에야 2009년생 수비수 카시아노 키알라와 함께 투입됐다.
스포르트1은 "김민재가 주축 선수가 아니라는 점은 토트넘과 마지막 친선 경기에서 다시 한번 분명해졌다. 우파메카노와 타가 김민재와 교체되기 전인 67분까지 중앙 수비를 구축했다. 두 선수 모두 뛰어난 활약을 펼치며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라고 짚었다.
매체는 "새로 영입된 타는 바이에른의 새로운 수비 리더로 자리매김할 예정이다. 우파메카노 또한 계획에 포함돼 있다. 크리스토프 프로인트 디렉터와 막스 에베를 디렉터를 포함한 구단 보드진도 우파메카노가 2026년 여름 이후에도 뮌헨에 남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일단 에베를 디렉터는 김민재 거취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그는 토트넘전을 마친 뒤 "우리 스쿼드에 매우 만족하고 있다. 하지만 누군가가 우리에게 와서 떠나고 싶다고 말한다면, 다시 생각해 보고 다른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며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우리는 여유를 갖고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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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는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이적설이 불거지기도 했다. 알 나스르가 아이메릭 라포르트의 대체자로 김민재를 점찍었다는 것. 프랑스 '풋 메르카토'는 김민재 역시 새로운 도전을 열망하고 있으며 알 나스르와 긍정적으로 협상 중이라고 주장했다.
이처럼 김민재의 사우디행이 급물살을 타는가 싶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었다. '스카이 스포츠 독일'의 플로리안 플레텐베르크 기자는 "김민재의 측근은 우리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현재 알나스르와 협상 중이지 않으며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 김민재는 FC 바이에른에 전념하고 있다. 그는 특별한 일이 생기지 않는 한 잔류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그럼에도 바이에른 측에선 김민재를 내보내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스포르트1은 "김민재는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그 없이도 중앙 수비진을 충분히 꾸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라며 "더 큰 문제는 구단이 김민재의 활약에 완전히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2년 전 그를 5000만 유로(약 809억 원)에 영입한 바이에른은 그의 활약이 나쁘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이적료를 고려했을 때 더 나은 활약을 기대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민재의 높은 연봉도 걸림돌이다. 매체는 "바이에른은 김민재에게 압박을 가하고 있진 않다. 그러나 그에게 불리한 또 다른 요인은 연봉이다. 김민재의 연봉은 1000만 유로(약 162억 원)에서 2000만 유로(약 323억 원) 사이의 중간 수준이다. 주로 벤치에 앉아있을 그에게는 너무 큰 금액"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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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엔 김민재가 선택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적시장이 닫히기 전까지 그가 만족할 만한 팀이 영입 제안을 보내 올지도 중요하다. 바이에른에서 버티며 기회를 기다릴지 혹은 좋은 조건을 찾아 이적시장에 뛰어들지 결정해야 한다.
바이에른은 김민재의 이적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스포르트1은 "바이에른은 김민재를 위한 새로운 클럽을 찾고 있다. 하지만 서로에 대한 존중이 아주 강하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압박을 가하고 싶지는 않아 한다"라며 "에베를도 모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 최근 알 나스르 소문이 돌기도 했지만, 김민재가 사우디 이적을 원하지 않아 무산됐다"라고 전했다.
물론 바이에른으로서도 무작정 김민재를 내보내려 할 순 없기에 당분간은 애매한 동행이 계속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매체는 "바이에른은 현재 선수단 상황에 만족하는 듯하다. 김민재에게 적합한 팀을 찾지 못하더라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단은 김민재의 이적을 방해하지 않을 거다. 오히려 논의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짚었다.
이제 바이에른은 타가 온 만큼 김민재가 없어도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김민재는 여전히 세계적인 수비수로 평가받는 만큼, 그가 새 둥지를 찾아 나선다면 여전히 빅클럽의 눈길을 끌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