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토트넘 홋스퍼가 원하는 대로 손흥민(33, LAFC)의 후계자로 클 수 있을까. '토트넘 최고 유망주' 마이키 무어(18, 레인저스)가 장기 재계약을 체결했다.
토트넘은 11일(이하 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무어가 클럽과 새로운 장기 계약을 맺었음을 알리게 돼 기쁘다. 오늘로 만 18세가 되는 공격형 미드필더인 그는 현재 2025-2026시즌을 위해 레인저스에서 임대 생활 중"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2007년생 무어는 토트넘에서도 가장 기대받는 유망주다. 어릴 적부터 토트넘 유스팀에서 성장한 그는 만 15세부터 구단 21세 이하(U-21) 팀에서 뛰었고, 지난해 16세 227일의 나이로 맨체스터 시티와 프리미어리그 경기에 출전하며 프로 데뷔전을 치렀다. 이는 토트넘 역사상 최연소 프리미어리그 출전 기록이다.
무어는 지난 시즌 아예 1군 로테이션 멤버로 활약했다. 질병으로 고생하기도 했지만, 지난해 10월 토트넘 최연소 선발 출전 기록을 세우고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에서 득점하는 등 많은 가능성을 보여줬다. 시즌 최종 성적은 19경기 1골 2도움.
[사진]OSEN DB.
어린 나이지만, 무어는 벌써 손흥민의 장기적인 대체자로 기대받고 있다. 아직 1군 무대에서 보여준 건 부족할지 몰라도 저돌적인 돌파와 오프 더 볼 움직임, 킥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 좌측면이 익숙한 윙어이며 종종 스트라이커까지 맡을 수 있다는 점 역시 손흥민과 닮았다.
무어는 손흥민의 열성팬이기도 하다. 그는 2023-2024시즌 17세 이하(U-17) 프리미어리그 결승전에서 득점을 터트린 뒤 찰칵 세레머니를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잉글랜드 U-19 대표팀에서도 해트트릭 후 찰칵 세리머니로 기쁨을 만끽하기도 했다.
이후 무어는 손흥민과 직접 만난 뒤에도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손흥민과 함께 1군 훈련을 소화한 뒤 "손흥민과 제임스 매디슨 같은 최고의 선수들과 훈련할 수 있어서 좋았다. 믿을 수 없는 순간이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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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무어는 스코틀랜드 레인저스에서 더 많은 실전 경험을 쌓을 예정이다. 그는 출전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먼저 임대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토트넘은 올여름 '임대생' 마티스 텔을 완전 영입한 뒤 모하메드 쿠두스까지 영입했기에 치열한 2선 경쟁이 예상된다.
물론 토트넘도 장기적으로는 절대 무어를 놓칠 생각이 없다. 토트넘은 그의 18번째 생일에 장기 재계약을 맺으며 미래를 약속했다. 무어는 지난 2023년 토트넘과 3년 재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맨체스터 시티와 레알 마드리드, 파리 생제르맹,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등 여러 빅클럽의 러브콜을 받았던 바 있다.
토트넘은 "무어는 7살 때부터 연령별 아카데미를 거쳐 성장했고, 2022-2023시즌 U-18 팀에서 꾸준히 출전하며 U-17과 U-18 프리미어리그 컵에서 우승하는 데 핵심 역할을 했다. 그는 지금까지 모든 대회에서 21번의 1군 경기에 출전했고, 잉글랜드 대표팀에서도 U-19 수준까지 뛰어 왔다"라고 무어의 지난날을 되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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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무어는 레인저스 임대에서도 손흥민을 잊지 않았다. 그는 레인저스의 푸른 유니폼을 입고 손흥민의 트레이드마크인 '찰칵 세리머니'를 따라 했다. 레인저스 입단 오피셜 사진에서도 토트넘 선배 손흥민에 대한 애정을 표현한 것.
손흥민 역시 올여름 토트넘을 떠났다. 그는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로스엔젤레스(LA)FC로 향하면서 토트넘과 10년 동행에 마침표를 찍었다. 지난 7일 LAFC는 "손흥민은 '블랙&골드'다. 그는 토트넘을 떠나 LAFC와 완전 이적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기간은 2027년까지이며 2029년 6월까지 연장할 수 있는 옵션이 포함돼 있다"라고 발표했다.
MLS 역대 최고 이적료 신기록까지 새로 탄생했다. LAFC는 손흥민을 영입하면서 토트넘에 이적료로 2660만 달러(약 369억 원)를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 손흥민은 MLS의 로컬 룰인 '지명 선수(Designated Player)'로서 샐러리캡에 구애받지 않는 대우를 받게 될 전망이다.
이미 MLS 데뷔전도 치른 손흥민이다. 그는 10일 열린 시카고 파이어 원정 경기에 교체 출전했고, 페널티킥을 획득하며 팀의 2-2 무승부에 힘을 보탰다. 짧은 시간이었으나 성공적인 데뷔 무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