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권영전 기자 = "2020년 (미국) 대선은 부정선거가 아닙니다", "2021년 (트럼프 지지자들의) 의사당 난입은 폭동입니다", "트럼프 가족들의 가상화폐 투자는 이해상충 소지가 있습니다", "관세는 (수출국이 아니라) 미국인에게 부과됩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비판적인 반(反)트럼프 진영의 주장이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적용된 챗봇 형식의 인공지능(AI) 검색 서비스의 답변이다.
10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트루스소셜의 AI 검색 서비스 '트루스 서치 AI'가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의 평소 정책이나 주장과는 상충되는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도 워싱턴의 범죄가 "완전히 통제 불능"이라고 주장했지만, 트루스 서치 AI는 연방수사국(FBI)과 법무부를 인용해 "2024년 폭력 범죄가 상당히 감소했다"고 답했다.
수입 물품에 대한 관세 부과가 미국 주식시장 부양에 도움을 주느냐는 질문에는 "그렇다는 증거가 없다"며 "분석가들은 관세가 가져오는 경제적 위험이 여전히 상당하다고 평가한다"는 답변을 내놨다.
심지어 최고의 대통령이 누구냐고 묻자 폭스뉴스를 인용해 "최근 설문조사에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가장 높은 호감도를 보였다"고 답하기도 했다.
앞서 트럼프가 소유한 트럼프미디어는 지난 6일 이 서비스를 '공개 시범테스트' 형식으로 이용자들에게 무료로 공개했다.
트럼프미디어는 서비스 개발을 맡은 업체 퍼플렉시티 임원의 발언을 인용해 해당 AI 검색 기능에 대해 "정확하고 믿을 만한 답변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WP는 트루스 서치 AI에 다양한 질문을 해본 결과 답변에 폭스뉴스, 뉴스맥스, 워싱턴타임스 등 보수 성향 매체가 출처로 달렸으나, 정확히 어디에서 어떤 정보를 가져왔는지는 명시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제시 드와이어 퍼플렉시티 대변인은 트루스 서치 AI에 특정 웹사이트들을 기반으로 답변하도록 하는 '출처 선택' 기능이 적용된 것으로 보이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웹사이트가 선택됐는지는 퍼플렉시티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WP는 AI 검색과 챗봇이 인터넷에 있는 대량의 정보를 학습하지만, '블랙박스'와 같은 AI의 특성 때문에 답변 내용을 개발자들이 완전히 통제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설명했다.
데이비드 카프 조지워싱턴대 교수는 트루스 서치 AI의 반트럼프 성향의 답변들이 과거 사건에 대한 일반적 시각을 바꾸려는 시도의 한계를 보여준다고 논평했다.
한편, 트럼프미디어는 지난 2023년 WP가 초기 자금조달 관련 의혹에 대해 잘못된 보도를 했다며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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