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연구기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을 0.8%로 전망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경기 부양 기대와 소비 회복에도 불구하고, 건설업 부진이 심화되면서 기존 전망치를 유지했다.
KDI는 12일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상반기 건설투자가 기대에 못 미친 데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정상화 지연으로 건설투자 회복이 더딜 것”이라며 올해 건설투자 증가율 전망을 -8.1%로, 기존보다 3.9%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정규철 경제전망실장은 “안전사고 발생 시 공사 중단 사례를 반영해 전망치를 크게 낮췄다”고 설명했다.
올해 수출 증가율 전망치는 2.1%로, 상반기 전망보다 1.8%포인트 올렸다. 글로벌 반도체 경기 호조로 관세 인상 전에 물량을 미리 수출하는 ‘선제적 수출’ 효과가 반영됐다. 설비투자는 1.8% 증가, 민간소비는 소비부양책과 금리 하락 영향으로 1.3%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로 전망돼 상반기보다 0.3%포인트 올랐으나, 지난해(2.3%)보다는 낮았다. 경상수지는 반도체 경기 호조와 교역조건 개선으로 1060억 달러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취업자 수는 정부 일자리 확대와 민간소비 개선을 반영해 15만명 증가로 전망됐다.
내년 성장률은 1.6%로 예상됐다. 수출 증가율 둔화에도 건설투자(2.6%)와 민간소비(1.5%) 반등이 성장률을 뒷받침할 것으로 분석됐다.
KDI는 미국의 반도체 품목 관세와 부동산 PF 정상화 지연을 주요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반도체 관세 세부 내용은 이번 전망에 반영되지 않았으나, 주요 교역국의 관세 인상은 우리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부동산 PF 문제는 건설업체 재무 악화로 이어져 건설투자 회복을 지연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