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팀을 위해 부상을 안고 3593분을 뛰었지만, 돌아온 건 '필요없다'는 통보였다. 김민재(29)가 바이에른 뮌헨의 다음 시즌 계획에서 제외됐다는 소식이다.
독일 '스포르트1'은 11일(한국시간) "김민재는 떠나야 한다. 그는 더 이상 바이에른의 계획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지 못한다. 구단은 이 중앙 수비수를 팔고 싶어 하지만, 특별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지난 시즌 김민재는 쉴 새 없이 달렸다. 그는 모든 대회를 통틀어 바이에른 유니폼을 입고 43경기 3593분을 소화했고, 리그에서만 2289분을 출전했다. 이는 요주아 키미히에 이어 팀 내 두 번째로 많은 출전 시간.
특히 김민재는 지난해 10월부터 아킬레스건 부상을 안고 강행군을 소화했고, 휴식이 필요한 상황에서도 동료들의 줄부상으로 제대로 쉬지 못했다. 이로 인해 허리 통증까지 생겨났으며 시즌 막판엔 몸살 감기까지 앓았다. 그럼에도 김민재는 바이에른이 우승을 확정 짓기 전까지는 아픈 몸을 이끌고 뛰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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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바이에른은 2023-2024시즌 레버쿠젠에 내줬던 마이스터샬레(분데스리가 우승 트로피)를 되찾아왔다. 김민재도 한국 선수 최초로 유럽 5대리그 중 두 개 리그를 제패한 주인공이 됐다. 그는 지난 2022-2023시즌 나폴리에서 세리에 A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뒤 분데스리가까지 제패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잦은 부상과 피로 속에서도 팀을 위해 헌신했던 김민재에게 돌아온 건 실망감 어린 평가였다. 독일 현지에서는 그가 후반기 들어 실수를 너무 많이 저질렀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바이에른 내부에서도 막스 에베를 스포츠 디렉터를 비롯한 몇몇 보드진이 김민재 매각을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포르트1은 "김민재는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그 없이도 중앙 수비진을 충분히 꾸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라며 "더 큰 문제는 구단이 김민재의 활약에 완전히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2년 전 그를 5000만 유로(약 809억 원)에 영입한 바이에른은 그의 활약이 나쁘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이적료를 고려했을 때 더 나은 활약을 기대했을 것"이라고 짚었다.
김민재는 2023년 여름 나폴리를 떠나 바이에른 유니폼을 입었지만, 이후 힘든 시간을 보냈다. 입단 초기부터 강행군을 소화한 그는 데뷔 시즌 후반기 들어 토마스 투헬 전 감독의 눈밖에 났다. 지난 시즌엔 뱅상 콤파니 감독이 새로 부임하면서 다시 김민재와 다요 우파메카노 듀오가 중용받았으나 이번에도 혹사에 가까운 일정을 소화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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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는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알 나스르와 연결되기도 했지만, 잔류 의사를 밝혔다. '스카이 스포츠 독일'의 플로리안 플레텐베르크 기자는 "김민재의 측근은 우리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현재 알나스르와 협상 중이지 않으며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 김민재는 FC 바이에른에 전념하고 있다. 그는 특별한 일이 생기지 않는 한 잔류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바이에른의 생각은 다르다. 스포르트1은 "수비수 김민재에 대한 여러 가지 루머가 돌고 있다. 그는 더 이상 필요하지 않으며 사실상 떠나야 한다. 바이에른에서 김민재의 시간이 끝나가고 있는 듯하다"라며 "김민재는 확실히 매각 후보다. 그는 중앙 수비진에서 주축 선수로 기용될 계획이 없다. 콤파니 감독의 구상에선 다른 선수들이 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심지어는 김민재가 아예 필요없다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매체는 "바이에른은 요나탄 타-다요 우파메카노 센터백 듀오를 중심으로 전략을 꾸리고 있으며 부상당한 이토 히로키가 빠르게 복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요시프 스타니시치 또한 중앙 수비수로 뛸 수 있기에 김민재는 크게 필요없거나 심지어는 불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김민재의 높은 연봉도 걸림돌이다. 매체는 "바이에른은 김민재에게 압박을 가하고 있진 않다. 그러나 그에게 불리한 또 다른 요인은 연봉이다. 김민재의 연봉은 1000만 유로(약 162억 원)에서 2000만 유로(약 323억 원) 사이의 중간 수준이다. 주로 벤치에 앉아있을 그에게는 너무 큰 금액"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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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는 지난 8일 열린 토트넘 홋스퍼와 친선경기에서도 교체 출전했다. 우파메카노와 '신입생' 타가 선발 출격하며 호흡을 맞췄다. 김민재는 후반 23분에야 2009년생 수비수 카시아노 키알라와 함께 투입됐다.
이를 본 스포르트1은 "김민재가 주축 선수가 아니라는 점은 토트넘과 마지막 친선 경기에서 다시 한번 분명해졌다. 우파메카노와 타가 김민재와 교체되기 전인 67분까지 중앙 수비를 구축했다. 두 선수 모두 뛰어난 활약을 펼치며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라고 짚었다.
바이에른은 우파메카노와 재계약을 체결하고, 새로 합류한 타를 수비진의 리더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바이에른은 김민재를 위한 새로운 클럽을 찾고 있다. 하지만 서로에 대한 존중이 아주 강하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압박을 가하고 싶지는 않아 한다"라며 "바이에른은 현재 선수단 상황에 만족하는 듯하다. 김민재에게 적합한 팀을 찾지 못하더라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을 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단은 그의 이적을 방해하지 않을 거다. 오히려 논의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가지 분명한 건 김민재는 여전히 팀에 헌신할 준비가 되어 있지만, 구단은 그를 미래에서 지우고 있다는 점. "김민재는 떠나야 한다"는 독일 언론의 가혹한 한 문장이 현실이 될지, 아니면 김민재가 또 한 번의 반전을 이끌어낼지는 이제 그의 손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