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폴란드의 공연장에서 우크라이나 네오나치 깃발이 등장하고 관객들이 보안요원과 충돌하는 등 소요 사태가 발생했다고 현지 매체 TVP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폴란드 당국은 지난 9일 바르샤바 국립경기장에서 발생한 폭력 사태와 관련해 사흘간 약 130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당시 6만명 넘는 관객이 모인 가운데 벨라루스 래퍼 막스 코르시의 공연이 시작되기 전 객석에 있던 관객들이 무대 근처로 뛰쳐나가 보안요원과 충돌했다.
일부 관객은 우크라이나반란군(UPA) 깃발을 펼쳤고 우크라이나 국기도 등장했다. 경찰은 "금지된 행위로 간주되는 슬로건 등장과 관련해 세부 사항을 조사하고 책임자를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UPA는 제2차 세계대전 때의 우크라이나 민족주의 무장조직이다. 일부 부대가 나치에 협력하고 1943∼1944년 폴란드인 약 10만명이 희생된 볼히니아(우크라이나명 볼린) 사건에 가담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폴란드에서는 이들을 추종하는 우크라이나 민족주의 세력을 네오나치로 본다.
폴란드 민족주의 정당 법과정의당(PiS)과 지난 6일 취임한 카롤 나브로츠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군사지원의 전제 조건으로 우크라이나 정부에 볼히니아 사건을 '학살'로 인정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막스 코르시는 벨라루스와 러시아·우크라이나·폴란드에서 인기 있는 래퍼다. 현지매체 폴스키에라디오는 "여러 나라에서 관객이 왔고 그중 젊은 우크라이나인도 많았다"고 전했다.
폴란드 우파 정치권은 징집 대상인 우크라이나 청년들이 남의 나라 공연장에서 문제를 일으켰다며 격분했다. 폴란드에는 약 100만명의 우크라이나 피란민이 거주하고 있다.
파베우 야브원스키 전 외무차관은 "폴란드에 사는 많은 우크라이나인이 군 복무로 조국을 지킬 수 있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그렇게 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다리우시 마테츠키 의원은 엑스(X·옛 트위터)에 "너희는 어린이들을 살해한 학살자의 깃발을 폴란드에서 흔들면서 조국을 지킬 능력은 없느냐. 폴란드에서 나가라"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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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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