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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타 추모 묵념 중단…'창단 첫 우승' 팰리스 팬 일부 행동 구설

OSEN

2025.08.12 0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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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인환 기자] 역사적인 우승의 기쁨에 찬물을 끼얹은 건 일부 팬들의 경솔한 행동이었다.

크리스탈 팰리스는 11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커뮤니티 실드에서 리버풀과 정규시간 2-2 무승부 후 승부차기 끝에 3-2로 승리,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커뮤니티 실드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시즌 FA컵 우승에 이어 또 한 번 정상에 오르며 구단 역사에 금빛 페이지를 장식했다.

하지만 킥오프 전 진행된 추모 행사에서 나온 일부 팰리스 팬들의 행동은 이날의 영광을 흐리게 했다. 이날 경기 전에는 최근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리버풀의 디오구 조타를 기리는 묵념이 예정돼 있었다. 전 세계 축구 팬들이 하나 되어 고인을 추모하는 자리였다.

문제는 묵념 시작 20초 만에 발생했다. 웸블리 동쪽 팰리스 팬석에서 갑작스러운 고성이 터져 나왔고, 이를 비난하는 야유가 다른 관중석에서 쏟아졌다. 그 결과 주심 크리스 카바너는 불과 20초 만에 추모를 중단시킬 수밖에 없었다. 예정됐던 1분 묵념은 절반도 채 이어지지 못했다.

현장을 지켜본 팬들과 관계자들은 크게 실망했다. 경기와 무관하게, 고인을 기리는 순간만큼은 모든 팀과 팬이 한 마음이 돼야 한다는 게 스포츠의 기본 예의다. 특히 커뮤니티 실드처럼 전 세계 중계가 이뤄지는 무대에서 발생한 잡음은 팰리스 팬들의 이미지를 훼손하는 치명적인 장면이 됐다.

아르네 슬롯 리버풀 감독은 BBC와 인터뷰에서 “의도적인 행동은 아니었을 것”이라며 “아마 그 팬이 추모 시간을 몰랐을 수도 있다. 팰리스 팬들이 이후 상황을 진정시키려 노력한 건 사실”이라고 감쌌다.

BBC 역시 “팰리스 팬들도 조타에게 존경을 보냈다. 단순히 불운한 상황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선의와는 별개로, 이 장면은 이미 많은 축구 팬들에게 실망감을 남겼다. 추모 시간에 불필요한 소리를 내는 행위는 ‘의도’ 여부를 떠나 그 자체로 존중과 배려를 결여한 행동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

특히 고인을 향한 예의는 한 번 무너지면 되돌릴 수 없기에, 이번 사건은 두고두고 비판의 대상이 될 전망이다.

팰리스는 이날 승리로 구단 역사에 길이 남을 순간을 맞았지만, 일부 팬들의 경솔한 행동으로 영광의 순간에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승리와 함께 가져야 할 건 축구 실력뿐만 아니라, 경기장 안팎에서 지켜야 할 ‘품격’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상기시키는 사건이었다.

/[email protected]


이인환([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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