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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배 AI와 함께하는 바둑 해설] 백의 실수

중앙일보

2025.08.12 08:01 2025.08.12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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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선 4강전〉 ○ 당이페이 9단 ● 렌샤오 9단

장면⑥=중요한 순간이 기척도 없이 지나간다. 우리네 삶도 그렇고 고수들의 바둑판도 그렇다. 흑▲로 끊었을 때 백은 바로 그 순간을 맞이한다. 백이 석 점을 이을 수는 없다. 실전에서 당이페이는 백1로 살짝 비켜 받으면서 좋은 맥점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이 수가 기회를 놓친 실수였다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않았다. 그래서 흑2로 따내고 백3으로 연결하여 아무 일 없는 듯 지나갔다. 한데 AI는 안다. 이 순간 백의 승률은 25% 급락했다. 다섯 집 우세한 바둑이 반집 승부가 됐다.

◆백의 최선=AI는 백1의 단수를 추천했다. 별것 아니다. 흑2로 최강으로 버티면 3으로 석 점까지 살린 뒤 5로 산다. 굳이 연결할 필요가 없이 따로 산다. 흑2로 석 점을 따낸다면? 그때는 백2로 단수해 깨끗하게 연결한다. 별것 아닌 이 수순으로 다섯 집을 번다. 포석에서 연속 다섯 번 블루 스폿을 맞춰도 얻기 힘든 수치다.

◆실전 진행=실전에서 두 기사는 이런 우여곡절을 모른다. 선수를 잡은 렌샤오가 흑1로 우상 대마를 공격했고 백8까지 틀을 잡자 9로 젖혀 이었다. 큰 곳이다. 그러나 너무 실리를 밝혔다.

박치문 바둑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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