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기자] 한때 9경기차로 내셔널리그(NL) 서부지구 1위를 질주하던 LA 다저스가 2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 거의 다 따라잡혔다. 마운드가 흔들리는 가운데 타선의 결정력 부재가 깊어지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다저스는 지난 12일(이하 한국시간) LA 에인절스와의 원정경기를 4-7로 패했다. 선발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4⅔이닝 6피안타(1피홈런) 5볼넷 6탈삼진 6실점으로 무너지면서 일찌감치 경기 흐름이 넘어갔다. 6~7회를 앞두고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1루수 프레디 프리먼, 중견수 앤디 파헤스 등 주전들을 빼며 백기를 들었다.
같은 날 2위 샌디에이고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 4-1로 승리했다. 선발투수 다르빗슈 유가 6이닝 4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6탈삼진 1실점으로 승리를 이끌었고, 7회 이적생 포수 프레디 퍼민이 쐐기 투런 홈런을 폭발했다.
이로써 1위 다저스(68승51패 승률 .571)와 2위 샌디에이고(67승52패 승률 .563)의 격차는 1경기로 좁혀졌다. 지난달 4일까지 다저스가 56승32패(승률 .636)로 샌디에이고(46승40패 승률 .535)에 무려 9경기 차이로 앞섰는데 39일 만에 8경기가 줄었다. 그 사이 다저스가 12승19패(승률 .387)로 주춤한 반면 샌디에이고는 21승12패(승률 .636)로 상승세를 타면서 8경기를 따라붙었다. 이제 더 이상 다저스가 여유를 부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샌디에이고는 트레이드 마감 시한을 앞두고 공격적으로 움직였다. 특급 불펜 투수 메이슨 밀러, 선발투수 JP 시어스, 네스터 코르테스, 포수 퍼민, 1루수 라이언 오헌, 외야수 라몬 로레아노 등을 대거 영입한 뒤 트레이드 효과를 보고 있다. 밀러가 샌디에이고 이적 후 5경기(5.1이닝) 1세이브3홀드 평균자책점 3.38 탈삼진 12개로 중간을 책임지고 있고, 포수 퍼민도 8경기 타율 3할7푼(27타수 10안타) 1홈런 5타점 OPS .933으로 타격에서 기대 이상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반면 다저스는 불펜 브록 스튜어트 외에 눈에 띄는 영입이 없었다. 블레이크 스넬, 사사키 로키, 태너 스캇, 커비 예이츠, 마이클 코펙 등 부상에서 돌아올 투수들에게 기대했지만 불펜진 불안이 이어지는 가운데 타선의 결정력도 아쉽다. 맥스 먼시가 부상을 회복한 뒤 침체된 타선에 활력소가 되고 있지만 하위 타선의 극심한 부진 속에 다득점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오타니 쇼헤이도 홈런은 꾸준하게 치고 있지만 결정타는 부족하다. 트레이드 마감일에 타선 쪽에 새로운 전력을 수혈하지 않은 게 아쉽다.
[사진] LA 다저스 야마모토 요시노부.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미국 ‘LA타임스’는 ‘다저스는 몇 주째 선발진과 불펜 전력 공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고, 전반기 메이저리그 전체 득점 1위였던 공격력은 한 달 반 동안 급격히 식었다. 재미는 없고, 답답함만 가득하다’며 ‘다저스는 지난해에도 비슷한 어려움을 극복하며 지구 우승과 월드시리즈 우승까지 해냈다. 올해는 그런 어려움 없이 보다 즐겁게 타이틀을 방어하길 바랐지만 시즌 종료가 두 달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그 꿈은 물거품됐다. 다저스는 여전히 월드시리즈 우승을 여전히 노릴 수 있지만 지금까지의 여정은 결코 즐겁지 않다’고 꼬집었다.
로버츠 감독은 12일 에인절스전을 마친 후 “오늘 경기를 제외하고 지난 7~10일 동안 선발투수들이 잘 던졌지만 타선이 이를 살리지 못했다”고 답답해하며 “우리 팀은 다시 리셋하고, 돌아오는 데 강점이 있다. 무키 베츠, 테오스카 에르난데스, 윌 스미스의 타격이 좋아졌다”면서 긍정적인 점도 찾았다.
이어 로버츠 감독은 “이제는 절박함이 필요하다. 순위표를 보면 훨씬 더 치열해졌다. 우리는 좋은 야구를 해야 하다. 선수들도 절박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팀 전체로 보면 중간 수준의 야구를 너무 오래 했다”며 샌디에이고가 1경기로 따라붙은 것에 대해 “좋든 싫든 현실이다. 노력이나 집중력 부족이 아니라 단순히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한 것이다. 상황별 타격이나 주루 플레이 등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모두 잘하려고 하고 있지만 중요한 것은 결과를 내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사진] LA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