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우충원 기자]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에 첫발을 내딛은 한국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이 데뷔전 단 30분 만에 미국 무대를 흔들어 놓았다.
손흥민은 1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트긱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시즌 MLS 시카고 파이어와의 경기에서 후반 16분 교체로 투입됐다. 입단 발표 나흘 만에, 비자 발급이 완료되자마자 원정 명단에 합류한 그는 경기 투입 직후 폭발적인 돌파로 페널티킥을 얻어내며 팀의 2-2 무승부를 이끌었다.
토트넘 홋스퍼에서 10년 동안 454경기 173골을 기록하고 2024-2025시즌 유럽 무대에서 유로파리그 우승까지 차지했던 손흥민의 MLS 상륙은 그 자체로 역사적인 사건으로 평가받고 있다.
현지 팬들은 BMO 스타디움에서의 입단식 이후 불과 사흘 만에 원정 데뷔전을 치른 그를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았고 일부는 눈물을 보였다. MLS 사무국은 “손흥민 시대가 공식적으로 열렸다”고 선언했다.
스티븐 체룬돌로 LAFC 감독은 “그의 플레이는 전술판에 그려 넣을 수 없는 장면”이라며 “팬들이 경기장을 찾는 이유”라고 치켜세웠다. 동료 수비수 라이언 홀링스헤드 역시 “손흥민은 20~30분 동안 팀의 흐름을 바꿨다. 우리가 그를 영입한 이유가 그대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MLS 전담 해설진의 반응도 뜨거웠다. 케빈 이건은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슈퍼스타가 MLS에 합류했다는 것만으로도 기쁘다”고 전했다.
대스 맥카티는 “그의 스피드와 결단력이 여전하다”며 “라커룸의 모든 선수들이 5~10% 더 힘을 낼 수 있게 하는 존재”라고 강조했다.
사샤 클레스탄은 “손흥민은 투입되자마자 승리를 향한 의지를 온몸으로 보여줬다. 지루가 LAFC에서 6개월 뛴 기간보다 단 30분 동안 더 위협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SI)는 손흥민을 MLS 30년 역사에서 스타성이 가장 높은 선수 4위에 올렸다. 1위는 리오넬 메시, 2위 데이비드 베컴, 3위 토마스 뮐러로, SI는 “LAFC가 가레스 베일을 영입한 적이 있었지만 손흥민과 같은 레벨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단순한 스타를 넘어 한국 축구 역사에서도 상징적인 인물”이라고 덧붙였다.
이제 손흥민은 17일 뉴잉글랜드 레볼루션 원정에서 MLS 두 번째 경기를 준비한다. MLS를 대표할 새로운 슈퍼스타의 시대가 막을 올렸다. /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