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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담판 앞둔 푸틴, 김정은과 작전회의…北, 통화외교 첫 공개

중앙일보

2025.08.12 19:50 2025.08.12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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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날인 12일 전화통화를 했다고 13일 보도했다. 김 총비서는 이날 통화에서 "앞으로도 러시아 지도부가 취하게될 모든 조치들에 대해 전적으로 지지할 것"을 확언했다. 뉴스1
북한이 13일 전날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간 전화 통화 내용을 공개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문제를 논의할 미·러 정상회담을 앞두고 사실상 ‘작전회의’를 벌인 것으로 보인다.

노동신문은 이날 김정은과 푸틴이 지난 12일 전화 통화를 갖고 "서로 반가운 인사를 나누시고 따뜻한 동지적 분위기 속에서 대화"했다고 전했다. 북한 매체가 최고지도자와 다른 나라 정상의 통화 사실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양측 지도부 간 핫라인이 긴밀하게 가동되고 있다는 점을 부각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은 통화에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은 조로(북·러) 간 조약의 정신에 언제나 충실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러시아 지도부가 취하게 될 모든 조치에 대해 전적으로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장 존경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동지가 조국해방(광복) 80돌을 맞이하는 전체 조선 인민에게 따뜻한 축하를 전해준 데 대하여 충심으로 되는 사의"를 표했다고 신문은 밝혔다.

시점상 이날 통화에서 김정은과 푸틴은 쿠르스크 전선에 파병 중인 북한군 관련 사안을 논의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푸틴은 오는 15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알래스카에서 만나 우크라전 종전안 등을 논의할 전망이다. 특히 통화는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가 오는 25일 처음 정상회담을 한다는 정부의 공식 발표가 나온 당일 이뤄졌다. 미국과의 담판을 앞두고 북·러가 한·미에 대응해 한 편으로 움직인다는 '진영 논리'를 강화해 향후 협상력을 제고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이와 관련, 푸틴은 "쿠르스크 영토를 해방하는 과정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제공한 지원과 조선인민군 군인들이 발휘한 용감성과 영웅주의, 희생정신을 다시금 높이 평가"했다고 노동신문은 전했다. 양 측은 지난해 6월 체결한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북·러 신조약)을 근거로 내세우면서 북한군 러시아 파병을 정당화하려 하고 있다. 실제 김정은과 푸틴은 이날도 북·러 신조약에 따라 "모든 분야에서의 협조관계가 더욱 심화발전 되는 데 대하여 높이 평가"하고 "앞으로의 협력 강화에 대한 의지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다만 크렘린궁은 지난 12일(현지시간) 푸틴이 김정은에 미·러 정상회담 관련 정보를 공유했다고 밝혔지만, 북한은 관련 내용을 언급하지 않았다. "호상 관심사로 되는 문제들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고만 뭉뚱그렸다.

오경섭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과 러시아가 밀착을 통해 독자적인 세력권을 과시하면서 한·미의 움직임에 공동으로 대응하는 모습"이라며 "우크라이나 종전은 물론 향후 남북 및 북·미 관계에서도 이런 움직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영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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