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5일 광복절에 열리는 이재명 대통령의 ‘국민임명식’에 박근혜 전 대통령이 불참한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최근 건강상의 이유로 불참 뜻을 전달했다. 또 노태우·전두환 전 대통령의 부인인 김옥순·이순자 여사도 참석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국민임명식'은 반쪽 행사로 치러지게 됐다.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은 13일 여러 매체들과의 통화에서 “박 전 대통령과 통화했고 불참키로 했다고 말씀하셨다”며 “건강 문제로 장거리 이동하기가 어렵고, 고(故) 육영수 여사의 기일이기도 해 그리 판단한 것으로 생각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오늘 대통령실에 참석이 어렵겠다고 양해를 구했다"고 밝혔다.
육영수 여사는 1974년 8월 15일 광복절 기념식이 열린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대극장에서 북한 공작원 문세광이 쏜 흉탄에 맞아 숨을 거뒀고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됐다.
앞서 이 대통령은 국민 통합을 이유로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를 제외한 전직 대통령 부부 내외와 야당 지도부 및 국회의원들을 국민임명식에 초청했다. 박 전 대통령에겐 대통령실이 유 의원을 통해 초청장을 전달했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도 조국 조국혁신당 전 대표와 윤미향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특별사면 등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국민임명식에 불참한다.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 중앙일보에 “조 전 대표와 윤 전 의원 사면은 국론 분열을 초래했고, 여당은 노란봉투법과 상법 개정안 등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엉뚱한 보여주기식 행사에 참여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이날 통화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자기편에는 관대하고 사회엔 엄벌주의를 강화하면서 축제성 행사를 열겠다니 황당하다”며 “광복절에 조국·윤미향 사면을 축복하는 듯한 기이한 행사에 들러리 설 이유가 없다”고 했다.
전직 영부인 김옥순·이순자 여사는 고령 및 건강상 이유로 국민임명식에 참석하기 어렵다는 뜻을 대통령실에 전했다고 매일경제가 이날 보도했다. 김 여사는 올해 90세, 이 여사는 86세다.
국민 임명식은 광복절 80주년인 15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다. 당일 오후 7시 40분부터 8시 30분까지 문화·예술 공연을 한 뒤 오후 8시 30분부터 30분간 ‘나의 대통령으로 임명한다’는 슬로건 아래 국민 1만명이 참석하는 이 대통령 임명식을 진행한다.
이 대통령은 6·3 대선 다음 날 국회 로텐더홀에서 약식 취임식을 했다. 12·3 비상계엄 사태와 윤 전 대통령 탄핵으로 치러진 조기 대선이라 우원식 국회의장 등 5부 요인, 여야 대표 등 300여명만 참석한 소규모로 행사로 치러졌다. 당시 “추후 정식 취임 행사를 열겠다”고 했던 만큼 국민 임명식은 사실상의 정식 취임식으로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