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731부대원 증언·참회 활동에…일부 누리꾼 "날조" 비방
시미즈씨 "비인도적 행위 재발하지 않도록 증언 이어갈 것"
(도쿄=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인간 생체실험을 했던 일본 731부대 출신 시미즈 히데오(95) 씨의 증언 활동에 대해 일부 일본 누리꾼들이 '날조'라고 주장하며 비방하고 있다고 아사히신문이 13일 보도했다.
시미즈 씨는 일제가 전쟁에서 패하기 반년 전쯤인 1945년 3월 중국 하얼빈에 도착했고, 그해 7월 표본실에서 생체실험 대상자의 신체 일부를 목격했다.
패전 이후 귀국해 건축사 자격을 얻은 그는 오랫동안 731부대원이었다는 사실을 숨긴 채 살았다. 그러다 종전 70년이었던 2015년 731부대 관련 전시를 우연히 본 뒤 부인에게 감춰왔던 이력을 털어놨다.
이를 계기로 그는 강연 활동을 하고 언론 취재에도 응했다. 작년에는 하얼빈 만행 현장을 방문해 "무모한 일을 저지르고 폐를 끼쳤다"며 참회했다.
시미즈 씨는 이날 보도된 지지통신 인터뷰에서도 "해서는 안 될 일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것이 전쟁의 광기"라며 731부대가 했던 비인도적 행위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증언 활동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시미즈 씨는 이처럼 가슴속에 봉인해 뒀던 기억을 대중과 공유하면서 마음의 짐을 조금은 덜게 됐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하지만 누리꾼들은 시미즈 씨의 731부대 관련 증언·참회 활동에 대해 "인체 실험은 날조다", "거짓말하고 있다"며 공격했다. 중국 방문 이후에도 온라인에서 "노망난 늙은이"라는 원색적 비난을 접했다.
이와 관련해 아사히는 일본 정부가 731부대의 존재는 인정하면서도 생체실험 등 활동 내용에 관해서는 "자료가 없다"며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시바 시게루 총리는 올해 3월 국회에서 731부대의 가해 행위가 논의됐을 때 "(사실을 검증할) 수단이 역사와 함께 사라졌다"고 말했다.
아사히는 종전 80년이 되면서 전쟁을 아는 세대가 차츰 사회에서 없어지는 '체험자 없는 전후(戰後)' 시대로 들어서고 있다고 짚었다.
한편, 후쿠다 야스오 전 총리는 아사히와 인터뷰에서 지금 정치인들이 해야 할 일은 '전쟁해야 한다'는 상황을 만들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전쟁해서는 안 된다고 말하는 것은 간단하다"면서 이와 관련된 정치인들의 각오가 아직 충분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후쿠다 전 총리는 "전쟁하지 않기 위한 외교가 매우 중요하고, 그 기반이 되는 것이 신뢰 관계"라며 힘있는 나라가 힘없는 국가를 압박하는 것은 신뢰 관계와는 거리가 멀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달 참의원(상원) 선거에서 우익 참정당 돌풍 등으로 배외주의가 관심을 끈 것과 관련해서는 "일시적일지 모른다"면서도 "그렇지 않다면 역사를 공부하지 않고 사물의 도리를 모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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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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