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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 국정과제 1번은 “개헌”…검찰해체→중수청·공소청

중앙일보

2025.08.13 02:31 2025.08.13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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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주 국정기획위원회 위원장이 1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국정기획위원회가 개최한 국민보고대회에서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의 수립 과정 및 주요 내용에 관해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이재명 정부가 헌법 개정을 제1호 국정과제로 추진한다. 대통령 직속 국정기획위원회(위원장 이한주)는 1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국민보고대회를 열고 그동안 마련한 국정운영 5개년 계획과 123대 국정과제 등을 발표했다. 새 정부 국정운영의 지향점이 될 국가비전은 ‘국민이 주인인 나라, 함께 행복한 대한민국’으로 정해졌다.

국정위가 공개한 ‘이재명 정부 123대 국정과제’에 따르면 1번 국정과제는 ‘진짜 대한민국을 위한 개헌’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개헌을 약속하며 ▶대통령 4년 연임제 ▶국무총리 국회 추천제 ▶대통령 재의요구권(거부권) 제한 등을 새 헌법에 담겠다고 했다. 다만 이번 국정위 발표엔 구체적인 개헌 방향과 시점 등은 담기지 않았다.

이날 보고대회에서 이해식 정치행정분과위원장은 권력기관 개혁을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그간 표적수사 등으로 권한을 남용해 온 검찰청은 폐지하겠다”고 했다. 폐지된 검찰청은 수사를 담당하는 중대범죄수사청과 기소를 담당하는 기소청으로 나누는 방안이 추진된다. 이런 개편으로 검찰에 비해 상대적으로 권한이 강화될 수 있는 경찰의 통제를 위해선 국가경찰위원회를 실질화하는 보완책을 국정위는 제시했다.


국정위는 외교·안보 국정과제 중 하나로 ‘한·미 동맹 기반 전방위적 억제 능력을 바탕으로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을 발표했다. 특히 발표자로 나선 홍현익 외교안보분과장은 그 시점을 “임기 내”로 명확히 했다. 현재 한국군의 전시 전작권은 한미연합사령부(연합사)가 갖고 있다. 문재인 정부 등 과거 정부에서도 추진됐지만 북한의 핵 개발, 미국의 소극적 태도 등으로 계속 무산돼왔다.

12·3 비상계엄 때 핵심적인 역할을 한 국군방첩사령부는 해체 수순에 들어갈 전망이다. 홍 위원장은 “비상계엄과 같은 군의 정치적 개입을 방지하기 위해 방첩사는 폐지하고 필수 기능은 분산 이관하겠다”고 밝혔다. 방첩 업무는 방첩사에 남기고 수사 기능은 국방부 조사본부로, 보안 기능은 국방정보본부로 각각 이관해 해체하는 방식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정기획위원회 국민보고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정위는 경제 발전 전략으로 인공지능(AI)·바이오 등 신산업 육성과 에너지 전환을 전면에 내걸었다. AI 고속도로 구축을 통한 산업·지역·공공서비스의 AI 대전환, 에너지 고속도로 건설에 기반한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산단 조성 및 재생에너지의 확대, 과학기술 인재 확보와 벤처투자 연간 40조원 달성 등이 망라됐다. 상대적으로 제조업 전략은 비중이 적었다. 이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제시했던 국민성장펀드 100조원 조성도 국정과제에 담겼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오른쪽)와 이한주 국정기획위원장이 1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정기획위원회 국민보고대회에 참석해 논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보고대회에 참석한 이 대통령은 “국정위가 마련한 안을 면밀하고 신속하게 검토해 최대한 이행하겠다”며 “국민이 주인인 나라, 진짜 대한민국을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다만 “국정위의 기획안은 확정된 정책은 아니다. 앞으로도 다양한 경로를 통해 국민과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해 얼마든지 수정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발표된 국정과제는 정부의 최종 검토와 국무회의를 거쳐 확정된다.

국정위는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으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없이 출범한 이재명 정부에서 인수위와 같은 역할을 했다. 마찬가지로 인수위 없이 출범한 문재인 정부의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국정과제를 발표하며 구체적인 내용과 입법 과제 등이 담긴 책자를 내놨다. 그러나 이번 국정위는 구체적인 내용 없이 국정과제 123개만 발표했다. 정부 관계자는 “각 부처와 협의가 끝나지 않은 부분이 많은 것 같다”고 했다.




윤성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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