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계 핵심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사건 연루 의혹을 받는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13일 김건희 여사가 구속된 것과 관련 “오늘의 비극을 막지 못한 데 대해 국민 여러분께 깊이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오늘 우리는 대한민국 정치사에 전례 없는 비극을 마주하고 있다. 윤 전 대통령에 이어 김 여사까지 구속되어, 전직 대통령과 그 배우자가 동시에 수감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게 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윤석열 정부를 세워 공정과 상식의 대한민국을 이루고자 했던 국민의 열망과 국민의힘의 노력이 한순간에 무너졌고, 국가의 명예와 국민의 자존심이 깊이 상처받았다”며 “당의 중진인 저 역시 이 역사적 책임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오늘의 비극을 막지 못한 데 대해 국민 여러분께 깊이 사죄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12.3 비상계엄은 분명 잘못된 결정이었다”며 “저를 포함한 국민의힘 누구도 동의한 적이 없다. 그때도, 지금도, 명확히 반대해 왔다”고 했다.
이어 “다만 저는 탄핵에는 반대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의 대한민국 가치와 근간의 붕괴를 떠올리며, 대통령 개인의 탄핵이 아니라 국가 체제의 탄핵을 우려한 소신이었다”며 “그러나 결과적으로 국민의 뜻을 끝까지 담아내지 못했다”고 했다.
윤 의원은 “우리는 서로의 잘못만을 지적하며 시간을 허비했고, 그 사이 국민의 분노는 더 커졌다. 결국 이 나라를 또다시 비극의 길로 몰아넣었다. 다시 한번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우리 모두가 반성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국민의힘은 지난 과오를 반성하고, 각자가 고해성사하며 서로 또 용서하고 국민으로부터 대용서를 받아야 한다”며 “이번 전당대회는 그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신뢰를 되찾는 그날까지 저는 더 낮은 자리에서, 더 무거운 책임감을 안고, 남은 모든 시간과 힘을 바치겠다”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 구주류 측과 대립각을 세워왔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윤 전 대통령 부부의 구속에 “참 부끄럽고 창피하다”며 “국격이 훼손된 건 내버려 두더라도 어떻게 저런 사람들에게 나라를 맡겼냐”고 페이스북을 통해 소회를 밝혔다.
전날 홍 전 시장은 “김 여사가 국민과 정치를 우습게 본 결과, 구속될 위기에 처했다”며 다 김 여사의 자업자득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국민의힘은 공식 논평을 내지 않은 가운데 송언석 비대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날 YTN라디오와 인터뷰에서 “별도로 드릴 말이 없다. 특검 수사가 법과 규정에 따라 정당하게, 정상적으로 공정하게 진행되길 바란다”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