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손흥민(33, LAFC)에게서 주장 완장을 물려받을 차기 '캡틴'이 결정됐다. 손흥민을 보좌하던 크리스티안 로메로(27)가 토트넘 홋스퍼의 새로운 주장으로 선임됐다.
토트넘은 13일(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로메로는 손흥민이 떠난 뒤 토마스 프랭크 감독의 선택에 따라 새로운 캡틴으로 임명됐다. 그는 2023년 8월부터 제임스 매디슨과 함께 손흥민의 부주장으로 활약했고, 이제 완장을 차게 됐다"라고 발표했다.
부주장단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기존 부주장이었던 매디슨은 한국 투어 도중 무릎 전방 십자인대가 파열돼 사실상 시즌 아웃 상태다. 토트넘에 따르면 프랭크 감독은 여름 이적시장이 마감된 후 리더십 그룹의 이름을 밝힐 예정이다.
토트넘 구단은 "'월드컵 위너' 로메로는 2020-2021시즌 세리에 A 최우수 수비수로 선정된 뒤 2021년 여름 아탈란타를 떠나 클럽에 합류했다. 그는 이제 모든 대회를 통틀어 토트넘 통산 100경기 출전에 이르렀다. 지난 시즌 미키 반 더 벤과 로메로의 중앙 수비 파트너십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우승의 핵심이었다"라고 전했다.
[사진]OSEN DB.
현지 보도에 따르면 프랭크 감독은 손흥민의 후임으로 여러 선수를 고려했다. 지난 10년 동안 토트넘을 지키던 손흥민이 로스엔젤레스(LA)FC로 떠난 만큼 고민이 클 법도 했다.
결국 프랭크 감독은 '최고참' 벤 데이비스와 굴리엘모 비카리오, 로메로 중 부주장을 맡고 있던 로메로를 택했다. 그는 "로메로와 좋은 대화를 나눴다. 그가 우리 주장이 될 것"이라며 "로메로는 매우 영광스럽고 기쁘다고 했다. 이번 슈퍼컵뿐만 아니라 시즌 내내 경기장 위에서 이 멋진 클럽을 이끄는 건 큰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프랭크 감독은 "로메로는 적절한 자질을 모두 갖추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는 경기장에서 행동을 주도하며 모든 면에서 팀을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 경기장 밖에서도 항상 팀을 밀어붙인다"라고 로메로를 칭찬했다.
끝으로 그는 "나도 리더십 그룹을 원한다. 물론 완장을 차고 주장이 되겠지만, 가능한 한 많은 리더들이 도움을 줄 수 있으면 좋겠다. 4명에서 5명 정도가 말이다. 혼자서는 모든 걸 해낼 수 없기 때문이다. 나 역시 주변에 훌륭한 코칭 스태프가 필요하다. 난 모든 걸 평가할 시간을 주기 위해 이적시장이 끝난 뒤 리더십 그룹을 공개하겠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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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써 로메로는 최근 불거졌던 이적설을 깔끔히 잠재우게 됐다. 그가 주장 완장을 받아들인 건 앞으로도 토트넘에 헌신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라고 볼 수 있다.
로메로는 2021년 여름 토트넘에 합류한 뒤 곧바로 핵심 수비수로 발돋움했다. 거친 반칙과 다혈질 성격으로 받는 레드카드와 잔부상으로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지만, 반 더 벤과 호흡을 맞추며 프리미어리그 정상급 센터백으로 떠올랐다. 실력만큼은 확실하다는 평가.
특히 로메로는 지난 시즌 토트넘의 UEFA 유로파리그(UEL) 우승을 이끌며 UEL 올해의 선수까지 거머쥐었다. 아르헨티나 대표팀에선 이미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남미축구연맹(CONMEBOL) 코파 아메리카 연속 우승을 손에 넣었지만, 토트넘에선 무관이었던 로메로이기에 더욱 기쁜 성과였다.
다만 로메로는 시즌이 끝나기도 전부터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이적설에 휩싸였다. 그 역시 토트넘과 재계약에 서명하지 않으면서 소문을 키웠다. 스페인 현지에서는 로메로가 이미 디에고 시메오네 아틀레티코 감독에게 이적 의사를 밝혔다는 보도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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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토트넘은 로메로를 지키려 노력했고, 로메로도 주장 완장을 차며 사실상 잔류를 확정했다. 그는 "오늘은 우리에게 정말 특별한 새로운 시즌이 시작되는 날이다. 이 아름다운 클럽의 첫 번째 주장이 되는 것은 엄청난 영광"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또한 로메로는 "난 4년 전 단 하나의 꿈을 품고 이곳에 왔다. 내 이름을 클럽 역사에 남기고, 트로피를 획득하여 내 흔적을 남기는 것이었다. 그리고 난 그 꿈을 이뤘다. 이제 새로운 여정이 우리 앞에 펼쳐진다. 아름다운 시즌이 우리 앞에 펼쳐지고, 우리는 함께 그 잊지 못할 날, 2025년 5월 21일의 기쁨을 다시금 되새길 것"이라며 다시 한번 우승을 다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나든, 내가 부탁드리는 건 단 하나뿐이다. 함께해 달라. 기복이 있겠지만, 함께라면 불가능이란 없다. 컴 온 유어 스퍼스(COYS)!"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