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남태평양 바누아투와 안보·경제협정 합의…'중국 견제'
향후 4천500억원 투자…수 주 뒤 공식 서명
(하노이=연합뉴스) 박진형 특파원 = 호주가 태평양에서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기 위해 남태평양 섬나라 바누아투와 경제·안보 관계를 강화하는 협정 체결에 합의했다.
조탐 나팟 바누아투 총리는 13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갖고 호주와 맺을 '나카말 협정'을 통해 호주가 향후 10년간 바누아투에 5억 호주달러(약 4천520억원)를 투자, 양국 모두에게 윈윈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나팟 총리는 "이 협정은 양국 간 무역에 많은 혜택을 가져올 것"이라면서 "안보 합의, 경제 개혁, 특히 노동 이동성에 중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또 경제 개발과 기후 회복력 사안도 협정에 포함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리처드 말스 호주 부총리 겸 국방부 장관은 두 나라가 협정 체결을 최종 확정했고 앞으로 수 주 안에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나팟 총리가 협정에 공식 서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말스 부총리는 "이 협정은 우리가 이웃 국가로서 공동의 안보 환경과 서로에 대한 헌신을 가지고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협정을 통해 호주는 지난해 12월 중순 바누아투를 강타해 사망자 최소 14명과 부상자 수백 명을 초래한 규모 7.3의 강진 피해 복구 자금도 지원할 방침이다.
호주는 그간 대규모 투자·자금 지원을 앞세워 태평양 섬나라들 사이에서 영향력을 넓혀 온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이번 합의를 끌어낸 것으로 보인다.
바누아투는 그간 중국으로부터 인프라 건설을 위한 차관 지원을 받은 뒤 최대 채권국인 중국과 밀착하는 행보를 걸어왔다.
지난해 7월에는 중국 자금으로 지어진 바누아투 대통령궁이 문을 열었으며, 재정부 청사 신축·외교부 청사 개조 사업에서도 중국 자금을 지원받기로 했다.
바누아투는 당초 2022년 12월 호주와 안보 협정을 체결했지만, 이에 반발한 의회가 이듬해 협정 비준을 무산시키고 친호주 정책을 펼친 이스마엘 칼사카우 당시 총리를 몰아냈다.
그러나 지난 2월 친중 성향의 샬럿 살와이 총리를 대신해 현 나팟 총리가 선출된 이후 다시 두 나라 협상이 탄력을 받아 이번에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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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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