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제한급수 강릉엔 비 찔끔…카페선 생수 사서 커피 타

중앙일보

2025.08.13 09:05 2025.08.13 09:33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13일 강원도 강릉시 홍제동의 한 카페에서 직원이 생수로 커피를 만들고 있다. 박진호 기자
13일 오후 강원도 강릉시 홍제동의 한 카페. 한 손님이 ‘아이스아메리카노’를 주문하자 직원이 2L 생수병의 뚜껑을 열더니 커피잔에 물을 담았다. 정수기 물 대신 생수를 쓰는 건 물을 조금이라고 아끼기 위해서다. 카페 주인 김하늬(42)씨는 “강릉 지역 식수원인 오봉저수지 물이 바짝 마른 상황이라 생수를 사서 쓰고 있다”며 “물이 많이 들어가는 식기세척기를 안 쓰려고 커피잔도 한꺼번에 모아 설거지한다”고 말했다.

인근 송정동의 한 음식점 정수기엔 ‘사용 불가’라고 적힌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이 식당은 원래 물통에 정수기 물을 담아 손님들에게 제공해 왔는데 지난달 말부터 500㎖ 생수를 제공하고 있다. 하루 평균 손님에게 나가는 생수는 100개에 이른다. 이날 전국적으로 많은 양의 비가 내렸지만 이번에도 강릉 지역은 예외였다.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기준 산지인 강릉 연곡면엔 11㎜, 해안가인 옥계면엔 10㎜의 비가 내렸다.

최근 강릉 지역에 비가 거의 내리지 않으면서 강릉의 주 상수원인 오봉저수지 일대는 황톳빛 바닥이 드러난 상황이다. 인근 오봉리 마을은 물이 부족해 밭작물이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있다. 주민 유봉열(71)씨는 “밭에 깨를 심어 놨는데 물이 없어 작물이 말라 가고 있다”고 말했다.

오봉저수지 저수율은 이날 기준 24.6 % 로 역대 가장 낮은 수준이다.





박진호([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