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 전 광복은 수많은 순국 선열의 희생을 통해 현실이 됐다. 이 중에는 백범 김구나 도마 안중근처럼 널리 추앙받지는 못하더라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끊임 없이 일제에 저항해온 숨겨진 독립운동가가 더 많지만, 대부분은 기록도 제대로 남아있지 않다. 중앙일보는 광복 80주년을 맞아 독립기념관 산하 ‘독립운동가 자료발굴TF팀’이 찾아낸 ‘잊힌 독립 영웅’의 흔적을 조명했다. 지난 2018년 발족한 TF팀이 지금까지 발굴한 독립운동가는 모두 3595명. 존재조차 몰랐던 영웅을 함께 기억함으로써 비로소 온전한 빛을 찾는 길을 따라가 본다.
1919년 3·1운동 이후 일제의 탄압은 조선 전역을 숨 막히게 옥죄었다.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이 거점을 중국, 러시아 등 해외로 옮기던 시기였다. 그러나 사방이 일본 고등경찰의 감시망에 둘러싸인 일본 열도 한복판에서, 또 일제가 남은 저항의 불씨마저 가혹하게 짓밟던 조선 땅을 다시 밟으며 더욱 거센 무장투쟁을 이어간 이들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