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인환 기자] 피와 땀, 그리고 고통까지 바쳤지만 돌아온 건 하대였다. ‘괴물 수비수’ 김민재(29,바이에른 뮌헨)가 불과 1년 만에 구단의 설계도에서 완전히 지워졌다.
독일 ‘스포르트1’은 11일(한국시간) “김민재는 더 이상 바이에른의 핵심 계획에 포함되지 않는다. 팀은 우파메카노·요나탄 타를 중심으로 새 시즌을 구상하고, 부상 복귀 예정인 이토 히로키와 멀티 자원 스타니시치까지 백업으로 두고 있다. 김민재는 그 뒤로 밀릴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사실상 방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는 뜻이다.
더 황당한 건 바이에른의 대우다. 두 차례 수술을 받은 이토보다도 우선순위가 뒤라는 현지 지적이 나왔다.
지난 시즌 김민재는 ‘철인’처럼 버티며 지난 시즌 43경기, 무려 3593분을 소화했고, 리그만 2289분을 뛰어 키미히에 이어 팀 내 2위였지만 결과는 냉혹했다.
김민재는 지난 시즌 아킬레스건 부상을 안고도 경기를 강행했고, 시즌 중반 허리 통증과 막판 몸살까지 겹쳤다. 그럼에도 바이에른은 레버쿠젠에 내줬던 분데스리가 트로피를 되찾았다.
김민재는 나폴리에서 세리에A 우승, 바이에른에서 분데스리가 우승을 연이어 거머쥔 최초의 한국인 수비수로 역사에 이름을 새겼다. 그러나 구단의 시선은 이미 다른 곳을 향했다.
스포르트1은 “김민재의 경기력 자체는 나쁘지 않지만, 2년 전 그를 데려올 때 쏟아부은 5000만 유로(약 809억 원)에 비해 기대한 임팩트는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김민재의 높은 연봉도 문제다. 연 1000만(약 162억 원) 수준의 급여는 벤치 멤버로 두기엔 과도하다는 지적이 많이 나오고 있다.
최근 프리시즌에서도 상황은 드러났다. 토트넘전에서 김민재는 후반 교체로 25분만 뛰었고, 그라스호퍼전에서는 선발로 62분을 소화했지만 콤파니 감독의 시선은 우파메카노·타 쪽에 고정됐다.
현지 매체는 “바이에른은 김민재를 위한 새 클럽을 찾고 있다. 이적을 방해하지 않을 것이며 오히려 적극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민재 측은 “사우디 이적설은 사실이 아니다. FC바이에른에 전념하겠다”고 밝혔지만 감독과 보드진의 ‘미묘한 거리두기’는 이어지고 있다.
특히 김민재에게 매우 부정적인 바이에른의 스포츠 디렉터 막스 에베를은 “누군가 떠나고 싶다면 방법을 찾을 것”이라며 사실상 문을 열어둔 상태다.
유럽 빅클럽, 프리미어리그 복귀, 중동·미국 리그 등 다양한 시나리오가 거론되지만, 더 근본적인 문제는 구단이 김민재를 더 이상 필수 자원으로 보지 않는다는 점이다.
불과 1년 전, 절정에서 트로피를 들어올리던 ‘괴물’은 이제 벼랑 끝에 서 있다. 바이에른이 요구하는 ‘즉시 전력감’의 임팩트를 다시 증명할지, 아니면 과감하게 새로운 무대로 향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