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카르텔 두목 26명 미국에 넘긴 멕시코…"관세협상용은 아냐"
2월 29명에 이어 총 55명 이송…"관세협상 시간 벌어주는 효과"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멕시코가 미국이 수배중인 마약 카르텔 조직원 26명을 미국으로 추방한 가운데, 외부적으로는 이런 조치가 미국과의 관세 협상과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미국의 요구에 부응하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는 이런 조치는 관세 협상과 관련해 멕시코에 시간을 벌어주는 효과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3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오마르 가르시아 하르푸치 멕시코 안보부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번 이송 조치는 공공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전략적 조치일 뿐만 아니라, 이 범죄자들이 교도소 내에서 계속 활동하는 것을 막고 그들의 영향력 네트워크를 해체하려는 단호한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멕시코 정부는 전날 덜레스, 샌디에이고, 뉴욕 등의 미국 주요 공항을 통해 마약 카르텔 우두머리급으로 추정되는 수감자 26명을 추방했다.
멕시코는 지난 2월에 미 당국이 눈엣가시로 여겼던 옛 마약 밀매 조직 두목을 포함해 29명의 수감자를 인도한 바 있는데, 6개월 만에 또다시 다수의 마약범을 넘겼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이번 이송에 대해 "자주적 결정"이라고 밝혔지만, 이 조치는 멕시코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마약 카르텔과 '좀비 마약' 펜타닐 생산을 단속하라는 강한 압박을 받고 있는데 나온 것이다.
마약은 이민자 문제와 더불어 미국이 관세 협상과 관련해 멕시코에 강도 높은 조치를 요구하고 있는 분야로, 멕시코는 미국에 카르텔 단속 의지가 어느 때보다 높다는 것을 증명하려고 노력해왔다.
미국은 펜타닐 문제로 멕시코에 상호관세 25%를 부과했고, 이를 30%로 올리겠다고 위협해왔는데 지난달 31일 발표를 통해 일단은 상호관세를 현행대로 25%로 유지하면서 관세를 90일간 추가로 협상하겠다고 밝혔다.
멕시코 보안 분석가 데이비드 사우세도는 "(멕시코가) 마약조직 보스들을 인도하라는 미국의 요구를 순차적으로 이행하고 있다"면서 "이것은 (관세와 관련해 멕시코 정부에) 시간을 벌어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이 테러단체로 지정한 특정 중남미 카르텔을 상대로 군사력을 직접 행사할 것을 명령했다는 소식도 멕시코의 이번 조치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있다.
하르푸치 장관은 이날 군용이 아닌 미국의 드론이 멕시코 중부 상공을 비행하고 있다고 확인했지만, 이는 멕시코 당국의 요청에 따라 진행되고 있는 조사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중남미에서의 미군 투입 관련 기사가 나온 직후 자국에서 미군이 활동할 수는 없다면서 멕시코는 어떤 종류의 '침략'도 배제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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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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