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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에 연천 임진강 ‘행락객 대피’…고양시에선 싱크홀 발생

중앙일보

2025.08.13 20:09 2025.08.14 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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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째 집중호우가 내리고 있는 경기 북부와 남부, 인천, 서울 등 수도권 곳곳에서 도로 침수, 토사 유출, 신호기 고장 등 피해가 이어졌다.

14일 경기도북부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13일 오후 5시부터 14일 낮 12시10분까지 폭우 피해 신고 181건이 접수돼 인력 669명과 장비 154대가 동원됐다. 피해 내용은 도로 장애 37건, 주택 침수 19건, 나무 쓰러짐 21건, 기타 65건 등이다. 인명은 38건에 118명을 구조했다.
14일 오전 0시56분쯤 경기 고양시 덕양구의 한 빌라 옆 공터에 가로 1.5m, 세로 3m, 깊이 2~3m 크기의 싱크홀이 발생했다. 사진 경기도북부소방재난본부


고양시 빌라 옆 공터엔 싱크홀 발생

이날 오전 0시56분쯤에는 경기 고양시 덕양구의 한 빌라 옆 공터에 가로 1.5m, 세로 3m, 깊이 2∼3m 크기의 싱크홀(땅 꺼짐)이 발생했다. 소방 당국은 접근 금지 라인을 설치하고 경찰과 함께 현장을 통제한 뒤 시에 통보했다.

고양시 덕양구청은 이번 땅 꺼짐이 집중호우로 벽제천 하천 제방이 무너지면서 빌라 옆 우수관의 토사가 함께 유출돼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구는 추가 침하 우려가 있어 주변에 안전 조치를 취했으며, 비가 그치는 대로 복구 작업에 나설 계획이다.

경기북부경찰청에는 지난 13일 오후 5시부터 14일 오전 6시 30분까지 46건의 112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 내용은 차로 침수 10건, 토사 유출 3건, 나무 쓰러짐 7건, 맨홀 열림 3건 등이다. 심각한 인명·재산 피해는 아닌 것으로 현재까지 파악됐다.

경찰은 물이 차오르거나 잠길 우려가 있는 의정부 중랑천 둔치 주차장, 일산 대화교 토끼굴, 파주 당동IC 램프, 동두천-연천 봉동터널 등 26곳의 교통을 통제하고 있다.
13일 호우경보가 내려진 경기도 김포시 고촌읍의 한 도로가 폭우로 인해 침수돼 있다. 연합뉴스
연천군은 오전 5시30분 임진강 최북단 남방한계선에 있는 필승교의 수위가 ‘하천 행락객 대피’ 기준인 1m를 넘어서 주의를 당부하는 문자메시지를 발송했다. 이후 필승교 수위는 오전 6시50분 1.16m까지 상승했다가 오전 10시30분 1m로 내려갔다. 오후 3시50분 현재 수위는 0.95m를 기록 중이다. 수위가 1m를 넘어서면 하천 행락객 대피, 2m는 비홍수기 인명 대피, 7.5m는 접경지역 위기 대응 관심 단계, 12m는 접경지역 위기 대응 주의 단계가 각각 발령된다.



교외선 전 구간 열차 운행 중단

의정부역∼고양 대곡역 교외선 전 구간은 이틀째 열차 운행이 중단되고 있다. 교외선은 지난 13일 오전 11시 35분부터 열차 운행이 중단된 상태이며 오는 15일 첫 열차부터 재개될 예정이다.
지난 13일 오후 8시34분쯤 경기 수원시 장안구 소재 5층짜리 다세대 주택의 주차장 옹벽에 금이 갔다는 119 신고가 접수됐다. 사진 경기소방본부
지난 13일 오후 8시34분쯤엔 경기 수원시 장안구 소재 5층짜리 다세대 주택의 주차장 옹벽에 금이 갔다는 119 신고가 접수됐다. 현장을 둘러본 수원시청 직원이 위험을 감지하고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다세대주택 주변에 통제선을 설치하고, 12세대 15명의 거주민을 대피시켰다. 주민들은 임시 대피소에 머물고 있으며, 해당 건물에 대해서는 안전진단이 이뤄지고 있다.
경기 고양시 대곡역 인근 대장동이 지난 13일 오후 폭우로 침수된 모습. 사진 독자 제공
14일 인천시 등에 따르면 전날 오전 0시부터 이날 오후 3시까지 인천에서 모두 942건의 호우 피해가 집계됐다. 시와 10개 군·구는 일반침수 123건, 도로침수 189건, 토사 유출 29건 등 434건의 피해를 접수하고 조치에 나섰다. 소방 당국도 배수 작업 98건(618t), 인명구조 28건(63명), 안전조치 382건 등 508건에 대해 지원했다.

전날 산사태 경보령이 발령된 중구·부평구·계양구·서구 등지에서 198세대 271명이 한때 대피하기도 했다. 인천시는 14일 오후 3시 기준 계양구 용종지하차도 1곳과 하천 11곳을 포함한 15곳의 출입을 통제 중이다. 인천 전역에 내려진 호우경보는 이날 오전 9시30분 모두 해제됐다.

출근길 폭우로 경인국철(서울지하철 1호선) 일부 구간에서 열차 운행에 차질이 빚어졌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40분부터 5분간 경인국철 부천역∼중동역 구간에서 열차 운행이 중단됐다. 코레일 측은 집중호우에 대비해 각 역사에 열차를 일시적으로 대기하도록 한 뒤 운행을 재개했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집중호우가 쏟아진 13일 침수 피해를 입은 인천 계양구 병방동의 한 화훼농원에서 관계자가 물이 빠진 비닐하우스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 물에 고립된 차량서 모녀 구조

13일 서울에선 경찰이 허리까지 차오른 물에 고립된 모녀를 안전하게 구조했다. 14일 서울 종암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낮 12시26분쯤 서울시 성북구 석계역 굴다리 지하차도에 차량이 침수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당시 석계역 인근에서 거점 근무 중이던 석관파출소 순찰차 2대가 침수 차량을 발견, 허리 높이까지 찬 물살을 헤치고 경찰관들이 다가갔다. 이어 차량 문이 열리지 않자 비상 탈출용 망치와 삼단봉으로 조수석 창문을 깨고 차 안에 있던 모녀를 구했다.

서울시는 14일 수도권 집중호우의 영향으로 한강 수위가 올라감에 따라 잠수교 보행로를 전면 통제한 후 낮 12시43분 해제했다. 시에 따르면 오전 11시20분 기준 잠수교 밑 한강 수위는 5.54m로, 보행자 통제 수위에 도달했다. 한강 잠수교는 한강 수위가 5.5m 이상 높아지면 보행자 통행이 통제되고, 6.2m 이상 높아지면 차량 통행까지 통제된다.
아침까지 호우가 이어지다 잦아든 14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인근에서 한 시민이 비가 잦아들자 우산을 접고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인 지역서 13일 폭우로 3명 사망

지난 13일 폭우로 인천과 김포, 포천에서는 사망자가 3명이 발생했다. 산림청은 이날 서울·인천·경기·강원지역의 산사태 위기 경보를 ‘경계’에서 ‘심각’ 단계로 상향했다.

이날 오전 7시20분쯤 인천시 중구 운서동 도로에서 차량이 빗길에 미끄러지며 호수에 빠져 40대 운전자가 숨졌다. 낮 12시14분쯤에는 경기 김포시 고촌읍 대보천에서 차량이 떠내려가 뒷좌석에 있던 8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이날 김포의 낮 12시2분쯤 60분 강수량은 101.5㎜에 달했다. 경기 포천에서는 이날 오전 7시쯤 영북면 도로에서 스포츠 유틸리티(SUV)가 빗길에 미끄러지면서 신호등을 들이받아 조수석에 있던 70대 여성이 숨지고 운전자가 다쳤다.

기상청에 따르면 14일 오후 3시 기준 누적 강수량은 경기 파주 317.5㎜, 인천 옹진 289.6㎜, 인천 중구 운남 288.5㎜, 경기 동두천 하봉암 276.5㎜, 경기 연천 청산 275㎜, 경기 김포 고촌 270.5㎜, 서울 도봉 268㎜, 인천 강화 242.9㎜, 강원 철원 230.8㎜ 등이다.

기상청은 오늘까지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돌풍과 천둥, 번개를 동반한 강하고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예상 강수량은 경기 남부 20∼60㎜, 서울·인천·경기 북부 5∼20㎜ 등이다.



전익진.최모란.김창용.임성빈([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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