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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와 함께 성장한다"…베트남 호찌민서 세계한국어웅변대회

연합뉴스

2025.08.13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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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24개국 참가자 한국어 연설 실력 선보여
"한국어와 함께 성장한다"…베트남 호찌민서 세계한국어웅변대회
세계 24개국 참가자 한국어 연설 실력 선보여

(하노이=연합뉴스) 박진형 특파원 = "한국어가 지금은 우리의 꿈이 됐습니다. 우리는 한국과 함께 성장하고 있습니다."(인도네시아 나시오날대학교 한국어학과 학생들)
14일(현지시간) 베트남 호찌민 호찌민국립대 강당에서 한국인과 세계 각국의 외국인·해외동포들이 한국어 웅변 실력을 선보이는 제29회 세계한국어웅변대회가 열렸다.
한국스피치웅변협회와 주호찌민 한국 총영사관·호찌민국립대 인문대 등 주최로 열린 이날 행사에서 각국 예선을 거쳐 본선에 올라온 한국·베트남 등 세계 24개국의 11개 팀과 개인 48명은 각자 자신의 한국어·한국 문화 경험 등을 주제로 연설했다.
전통의상 등을 차려입은 각 나라 연사들이 무대에 올라올 때마다 강당을 가득 메운 수백 명의 참가자와 관객은 국기를 흔들고 환호를 보내며 축제 분위기를 자아냈다.
가장 먼저 발표에 나선 각국 팀 연사들은 무대에서 자국 전통무용 같은 간단한 퍼포먼스를 곁들이면서 자신들의 생각을 힘차게 한국어로 말했다.
인도네시아 가자마다대학교 한국어 문화학과 학생 팀은 "우리는 한국어, 한국 문학, 한국 문화·역사·정치를 배우고 있다. 한국에 대한 지식뿐만 아니라 한국인의 정신, 용기, 투쟁을 배운다"면서 "세상을 이롭게 하는 한국 홍익정신을 이어받아 인도네시아와 세상의 희망이 되겠다"고 밝혔다.
베트남 락홍대학교 학생들이 만든 '락홍의 수요일' 팀은 한강 작가의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의 한 구절을 인용해 "이제 우리는 한국 작가의 이야기를 통해 한국의 비극적인 역사를 함께 기억하고 아파한다"면서 "한국어를 사랑하고 배우는 사람으로서 한국 문학이 더 많은 독자와 만날 수 있도록 번역하겠다"고 다짐했다.
베트남 오픈대학교 학생팀 '비엣 웨이브'는 "전 세계인들이 지금 '강남 스타일',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같은 한국 문화에 열광하고 있다"면서 "한류가 세상을 매료시켰듯이 우리도 한류에서 교훈을 얻어 베트남의 매력으로 세계를 감동시키자"고 포부를 밝혔다.
지구 반대쪽 아프리카 에티오피아에서 온라인 영상을 통해 참가한 '아비시니야' 팀은 "한국어 자음과 모음을 배우기는 아주 쉽지만, 한국어는 배우면 배울수록 어려운 언어"라면서도 "한국어가 가진 독특한 감동과 감정, 한류 문화는 우리에게 새로운 삶의 방식을 터득하게 했다. 한국어는 우리의 영원한 친구"라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미얀마 양곤외국어대학교에서 한국어를 전공하는 학생 뼤뼤표는 "이제는 미얀마에서도 '파이팅'이라는 콩글리시가 익숙해졌지만, 처음에 '파이팅'이라는 말을 듣고 진짜로 싸우자는 줄 알고 깜짝 놀랐다"면서 자신이 겪은 해프닝을 소개했다.
이어 "알고 보니 '삶과 싸우자!'는 한국인들의 열정과 의지를 상징하는 특별한 표현이었고 나도 힘들 때마다 거울을 보면서 '파이팅!' 하고 외치게 됐다"고 말했다.
김경석 한국스피치웅변인협회 회장은 "저희가 30년간 노력한 결과로 오늘날 한국어 웅변이 신(新)한류가 됐다"면서 "내년에는 한국으로 세계 30개국을 초청해 한국어웅변대회를 개최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김민석 국무총리는 영상 축사에서 "한국어는 K문화의 플랫폼"이라면서 "한국어 학습 수요에 발맞춰 세종학당을 확충하고 인공지능(AI) 기반 세종학당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또 "40만명 이상 매년 응시하는 한국어능력시험도 더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하겠다"면서 "오는 10월 경주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행사를 통해 한국어의 가치와 매력을 세계에 알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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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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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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