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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만장자 출신 미 재무장관 '이해충돌' 논란…일부 자산 안 팔아

연합뉴스

2025.08.14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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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협상 의제 대두밭 등 안 팔고 보유
백만장자 출신 미 재무장관 '이해충돌' 논란…일부 자산 안 팔아
미중 무역협상 의제 대두밭 등 안 팔고 보유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서 감세와 무역, 금융 규제 완화 등 경제 정책을 지휘하는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이 잠재적 이해충돌 논란에 휩싸였다.
미 정부윤리청(OGE)은 최근 공화당 소속 마이크 크레이포 상원 재무위원회 위원장에게 서한을 보내 "베선트 장관이 취임 전 서명한 윤리 합의의 일부 조건들을 시한 내에 준수하는 데 실패했다"고 통지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14일 보도했다.
헤지펀드 매니저 출신의 백만장자인 베선트 장관은 올해 1월 말 인준 청문회에 앞서 각종 펀드와 신탁자산, 농지 투자를 처분하겠다고 약속했다.
정부윤리청에 따르면 베선트 장관은 당초 4월 28일까지 특정 투자에서 철수하거나 자산을 매각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베선트 장관은 이 날짜를 넘긴 5월 2일과 6월 5일 두 차례에 걸쳐 합의를 수정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베선트 장관이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 정책 의제를 이끌면서 잠재적 이해충돌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베선트 장관은 현재 처분해야 할 자산의 96%를 매각했고, 올해 12월 15일까지는 모든 처분 조치를 마치겠다는 의향을 정부윤리청에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또 별도의 성명을 통해서도 처분해야 할 자산의 90%를 매각했고, 매각 대상의 4%만 남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베선트 장관은 남은 미(未)매각 자산의 상당수는 농지인데 이는 본질적으로 유동성이 아주 낮다면서 사적인 금전적 이득을 위해 공직을 이용하고 있지 않다고 해명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 밑에서 미국민을 섬기는 영예는 돈의 가치로 환산할 수 없다"며 "합의한 대로 올해 연말까지 잔여 처분 자산을 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NYT는 베선트 장관이 보유한 재산 중 잠재적 이해충돌 소지가 가장 큰 것은 노스다코타에 있는 2천500만달러(약 346억원) 규모의 대두·옥수수밭이라고 지적했다.
수천 에이커 면적의 이 농토는 연간 임대료 수입만 최대 100만달러(약 13억8천만원)에 달한다.
특히 미국이 중국과 격렬한 무역 전쟁을 벌이는 와중에 대두 수출이 주요 협상 의제에 올라 있는 것도 이해충돌 우려를 높이는 대목이다.
노스다코타주립대의 윌리엄 윌슨 교수에 따르면 이 주에서 생산된 대두의 약 70%가 중국으로 수출된다. 하지만 올해 들어 미중 간 무역 긴장이 고조되면서 중국은 브라질산 대두 수입을 늘렸고, 미국산 대두는 사실상 수입을 중단했다.
미중이 무역 협상을 계속 벌이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중국에 미국산 대두 구매를 4배로 늘리라고 촉구했다.
캠페인 리걸센터와 민주주의수호기금은 "베선트 장관의 지속적인 윤리 의무 이행 연기는 윤리법을 준수할지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제기한다"고 비판했다.
야당인 민주당의 론 와이든 상원의원도 "이들(정부 관리들)이 정부에서 부패의 악취를 없애고 싶었다면 재무장관이 어떤 윤리 의무를 준수하고 어떤 걸 무시할지 선택하게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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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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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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