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 전 광복은 수많은 순국 선열의 희생을 통해 현실이 됐다. 이 중에는 백범 김구나 도마 안중근처럼 널리 추앙받지는 못하더라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끊임 없이 일제에 저항해온 숨겨진 독립운동가가 더 많지만, 대부분은 기록도 제대로 남아있지 않다. 중앙일보는 광복 80주년을 맞아 독립기념관 산하 ‘독립운동가 자료발굴TF팀’이 찾아낸 ‘잊힌 독립 영웅’의 흔적을 조명했다. 지난 2018년 발족한 TF팀이 지금까지 발굴한 독립운동가는 모두 3595명. 존재조차 몰랐던 영웅을 함께 기억함으로써 비로소 온전한 빛을 찾는 길을 따라가 본다.
태평양전쟁에서 패색이 짙어지며 각종 수탈과 강제동원 등 일제의 악행이 극에 달하던 1940년대 초반. 강제징용된 조선인들을 싣고 일본 군수공장으로 향하는 기차 안에서 한 청년이 갑자기 일어나 100명이 넘는 이들을 향해 자신을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