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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A] 우크라이나전쟁 중대 분수령…미리 보는 트럼프·푸틴 회담

연합뉴스

2025.08.14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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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알래스카주 미군기지서 회담하나…트럼프·푸틴, 공동 회견? 트럼프의 이번 회담 목표는?…젤렌스키는 언제 회담에 참여하나 푸틴은 회담서 무얼 얻을까…우크라·유럽, 美·러 합의 수용할까
[Q&A] 우크라이나전쟁 중대 분수령…미리 보는 트럼프·푸틴 회담
왜 알래스카주 미군기지서 회담하나…트럼프·푸틴, 공동 회견?
트럼프의 이번 회담 목표는?…젤렌스키는 언제 회담에 참여하나
푸틴은 회담서 무얼 얻을까…우크라·유럽, 美·러 합의 수용할까

(워싱턴=연합뉴스) 김동현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년 반 동안 계속된 우크라이나 전쟁의 휴전을 중재하기 위해 오는 15일 미국 알래스카주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난다.
이번 미·러 정상회담은 2022년 2월24일 러시아의 일방적인 침략으로 시작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양쪽에 엄청난 피해를 야기한 전쟁의 향배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입장에서 결코 수용할 수 없는 조건을 요구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조차 회담 결과를 낙관하지 않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회담이 국제적으로 고립된 푸틴 대통령에게 외교적 승리만 안길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연합뉴스는 각국 발표와 외신 보도 등을 토대로 정상회담 주요 내용과 쟁점을 문답으로 정리했다.

-- 회담은 언제 어디서 열리나.
▲ 회담은 15일(현지시간) 오전 11시30분(한국시간 16일 오전 4시30분)에 미국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에 있는 엘먼도프-리처드슨 합동기지에서 열린다. CNN 보도에 따르면 백악관은 미군 기지에서 러시아 정상을 맞이하는 상황을 피하고자 했지만, 알래스카에서 회담에 필요한 보안 요건을 충족할 수 있는 장소가 이 기지밖에 없었다고 한다.
국제형사재판소(ICC)가 우크라이나 전쟁 범죄를 이유로 2023년 푸틴 대통령의 체포영장을 발부했다는 사실도 회담 장소를 제한했다.
미·러 양국이 과거 회담 장소로 이용했던 오스트리아 빈과 스위스 제네바가 이런 이유로 제외됐다. 러시아는 아랍에미리트(UAE)를 제안했으나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미 지난 5월에 중동을 방문했기 때문에 또다시 긴 여정을 원하지 않았다. 양국 정상과 가까운 오르반 빅토르 총리가 있는 헝가리도 고려됐으나 푸틴 대통령이 미국 영토에서 만나는 데 동의했다.

-- 회담이 성사된 배경은.
▲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취임 첫날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겠다고 호언장담했고, 자신의 '절친'인 스티브 위트코프를 러시아에 특사로 파견하는 등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종전을 중재하려고 노력해왔다. 그러나 양쪽의 입장차가 워낙 커 진전이 없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먼저 양보를 압박했고, 미국의 지원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한 '광물 협정' 등을 수용했다. 그러나 전황이 러시아에 유리하다고 판단한 푸틴 대통령은 협조하지 않았고, 트럼프 대통령은 휴전의 최대 장애물은 러시아라는 사실을 점차 인식하기 시작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이 약속과 달리 우크라이나 민간인을 계속 공격한다는 불만을 표출하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여갔다. 또 러시아를 압박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우회 지원하기로 했고, 러시아의 원유 수출을 겨냥한 '관세 제재'(2차 관세·러시아 원유 수입국에 대한 관세 제재)도 예고했다. 러시아는 관세 제재 부과 시한이 임박한 상황에서 미국에 정상회담을 요청했다.

-- 회담은 어떻게 진행되나.
▲ 통역만 동반한 두 정상의 일대일 단독회담을 먼저 한 뒤 양국 대표단이 참여한 가운데 오찬을 겸한 확대회담이 열린다. 양국 정상은 회담이 종료되면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협상 결과를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 러시아 대표단에는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정책 보좌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 안드레이 벨로우소프 국방장관, 안톤 실루아노프 재무장관, 키릴 드미트리예프 해외투자·경제협력 특사 등 외교·군사·경제 분야 고위관료들이 참석한다. 미국 측은 아직 대표단 구성을 발표하지 않았다.

--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에서 얻고자 하는 것은.
▲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겠다고 공약했다. 그는 자신을 평화 중재자(Peacemaker)로 여기고 있으며 우크라이나 등 세계 각지의 전쟁을 끝내 노벨평화상을 받고 싶어 한다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영토 분할 등 첨예한 쟁점에서 합의를 이루려고 하기보다는 일단 휴전을 성사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은 14일 평화를 이루려면 궁극적으로 안보 보장과 영토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져야 하지만 지금처럼 싸움이 계속되는 상황에서는 그런 쟁점에 대한 논의가 어렵다면서 "대통령의 바람은 이런 대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싸움을 어느 정도 중단시키는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바로 젤렌스키 대통령도 참여하는 3자 회담을 개최하겠다고 했지만, 백악관은 회담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려는 분위기다. 미국 언론과 전문가도 그간 푸틴 대통령이 종전을 진심으로 원한다고 믿게 할만한 실질적인 행동을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번 회담에서 획기적인 성과가 도출될 가능성을 낮게 보는 기류가 강하다.
평소 매사에 자신만만한 트럼프 대통령도 14일 폭스뉴스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번 회담이 성공적이지 않을 가능성이 25%"라고 말했다.

-- 푸틴 대통령이 회담에서 얻고자 하는 것은.
▲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제사회에서 고립된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 자체가 푸틴 대통령의 국제 외교 무대 복귀를 의미해 성과라는 평가가 많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마리아 스네고바야 선임연구원은 푸틴 대통령이 2021년 6월 당시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회담 이후 처음으로 미국 대통령을 만난다면서 그가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어떤 중요한 양보를 제안하거나 휴전에 동의하지 않고서도 외교적으로 인정받았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푸틴 대통령은 강대국들이 자국의 세력권을 결정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이번 회담이 그런 세계관과 부합한다고 관측했다. 미국, 소련, 영국 정상이 2차 세계대전 종전을 앞둔 1945년 2월에 만나 전후 유럽을 분할한 얄타 회담처럼 푸틴 대통령도 이번 회담을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배력을 확보할 기회로 여길 수 있다는 것이다.
푸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기할 가능성이 있는 요구로는 우크라이나 동부 전체의 러시아 이양,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 방지, 우크라이나 군대 규모 제한, 우크라이나에 친러시아 정부 수립 등이 거론된다.

-- 우크라이나의 입장은.
▲ 당장 이번 회담에서 우크라이나는 배제됐다. 이에 우크라이나와 유럽 주요국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합의를 할 가능성을 우려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3일 젤렌스키 대통령 및 유럽 주요국 정상들과 통화하고 (미러 정상) 회담 계획을 브리핑했는데 그는 푸틴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영토 분할에 대해 어떤 논의도 하지 않고 휴전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도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 라디오 인터뷰에서 "나는 그들(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딜을 협상하지 않을 것"이라며 "나는 그들이 그들의 딜을 협상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트럼프 대통령이 휴전 합의 조건으로 "영토 교환"을 거론한 것을 매우 경계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우크라이나의 참여 없이 어떤 합의도 이뤄져서는 안 된다고 주장해왔으며 어떤 영토도 양보할 수 없다는 단호한 입장이다.
또 러시아의 재차 침공을 막을 확실한 안보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과 휴전에 합의해도 그 조건이 너무 불리하면 동의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 회담 이후에는 어떻게 되나.
▲ 회담에서 푸틴 대통령이 휴전에 동의하면 이후 젤렌스키 대통령도 함께하는 3자 회담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이 자리에서 양측이 휴전에 합의하면 현재 상태로 전투를 중단한 채 구체적인 종전 조건을 논의하는 본격적인 협상이 시작될 수 있다.
회담이 실패하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계속 싸움을 이어갈 것으로 보이며 러시아에 대한 미국의 제재 부과 등 압박이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이 회담에서 전쟁 중단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매우 심각한 후과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의 합의 내용에 대해 젤렌스키 대통령이 이를 수용하지 않고 반발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우크라이나를 압박하는 태도로 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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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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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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