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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스의 눈물' 아시아컵 마친 이현중 "태극마크 무게감 실어준 동료들 감사...다음엔 울지 않겠다"

OSEN

2025.08.14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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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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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고성환 기자] 모든 걸 쏟아낸 뒤 흘린 뜨거운 눈물이기에 더욱 값졌다. '한국 농구 에이스' 이현중(25, 나가사키 벨카)이 다음엔 울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안준호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남자농구 대표팀은 14일 (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의 킹 압둘라 스포츠 시티에서 열린 2025년 국제농구연맹(FIFA) 아시아컵 8강전에서 중국에 71-79로 패했다.

이번 대회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2승 1패를 거두며 A조 2위로 12강전에 진출했다. '죽음의 조'로 불렸지만, 카타르와 레바논을 연달아 잡아내며 생존했다. 12강전에서도 B조 3위 괌을 가볍게 누르고 8강에 올랐다.

하지만 한국은 장신 선수들이 즐비한 중국에 막히며 아쉽게 짐을 싸게 됐다. FIBA 랭킹 30위를 자랑하는 중국은 확실히 한국(53위)에 비해 단단했다. 특히 221cm 위자하오와 210cm 후진추, 206cm 유지하오 등의 높이는 알고도 막기 어려웠다.

한국은 경기 초반 하윤기의 활약 속에 중국과 팽팽히 맞섰고,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추격했으나 끝내 반전을 쓰지 못했다. 리바운드 싸움에서 37개-50개로 밀렸고, 3점슛 성공률이 12.5%(3/24)에 그친 점이 발목을 잡았다.

[사진]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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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중은 종료 버저가 울리자 눈물을 참지 못했다. 그는 터널로 빠져나갈 때까지 유니폼으로 얼굴을 가린채 펑펑 울었다. 이날 이현중은 외곽 공격에선 아쉬움을 남겼으나 홀로 22점 7리바운드를 올리며 에이스의 역할을 충분히 수행했다. 

경기 후 이현중은 "승리를 거두지 못한 것에 화도 많이 났지만, (이)정현이 형이 이탈했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싸워준 팀원들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또, 늦은 시간까지 지켜봐 주신 팬들에게 승리로 보답하지 못해 마음이 많이 무겁고 슬펐다. 경기 내용을 떠나, 지는 게 제일 싫은데 져서 화도 많이 나고 슬펐다. 많이 후회되고, 실망스러운 경기였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점수 차가 두 자릿수로 벌어졌던 하프타임에 동료들과는 어떤 이야기를 나눴을까. 이현중은 "경기는 후반전부터 시작이니 전반은 잊고 후반에 다시 시작하자라는 얘기를 했다. 그 대화가 점수를 좁히는 데 도움이 되지 않았나 싶다. 결과적으로 슛이 들어가진 않았지만, 서로 믿고 던져야 한다고 얘기했었고 선수들이 그 부분을 잘해줬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중국 빅맨들의 높이가 높았음에도 (하)윤기 형, (김)종규 형, (이)승현이 형이 너무 잘 싸워줬다. (여)준석이도  부상에서 돌아와  몸 상태가 100%가 아니었지만, 골밑에서 많이 싸워줬던 게 큰 힘이 됐던 것 같다. 그 덕분에 경기를 뒤집을 기회가 많이 왔는데 결국 내가 중요할 때 많이 못 해준 것 같아 많이 미안하다"라고 자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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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중은 지난 두 달간 함께했던 선수들에게도 감사인사를 남겼다. 그는 "선배, 후배를 다 떠나서 일단 고맙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감독님을 포함해 정말 '원 팀'이 무엇인지 보여준 것 같아 기쁘다. 또, 12명의 선수 모두 제 역할을 다하며 경기를  할 수 있어 기쁘고  축복받았다고 생각한다. 각자 소속팀에 가서도 많은  것을 느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또한 이현중은 "8강에서 떨어지게 됐지만, 선수들 모두가 마음이 더 생겼을 거라 믿는다. 앞으로 더 올라가야 한다. 이제 시작이라는 걸 깨닫고 각자 소속팀 가서도 부상 없이 경기 잘 치르고 또 만날 수 있으면 만나고 싶다. 태극마크를 단 책임감에 있어서 선수들끼리 소통도 잘됐고 태극마크를 단 것에 무게감을 실어 준 것 같아 선수들한테 너무 고맙고 감사하다"라고 전했다.

그는 "그리고 미안하다는 말도 하고 싶다. 나를 믿고 많이 따라와 줬는데 원하는 목표를 거두지 못한 것에 대한 책임감과 미안한 마음이 든다. 그래도 정말 수고했고 각자의 팀으로 돌아가 부상 없이 열심히 했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이현중은 팬들을 향해 "너무 감사하다. 거친 일정 속에서도 열심히 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가 팬분들의 사랑과 응원이지 않을까 싶다. 현지에 와주신 팬분들과 티비로 봐주신 팬분들 덕분에 힘내서 할 수 있었고, 팬분들 덕분에 우리 선수단도 태극마크의 무게감이 더 생긴 것 같다. 팬분들이 보내준 많은 관심과 응원이 선수들에게 더 사명감을 갖게 해주었고, 이겨야겠다는 마음을 심어주신 것 같아 너무나 감사드린다"라고 인사했다.

끝으로 그는 "팬분들의 사랑이 없다면 대한민국 농구 발전은 아예 없을 거라고 본다. 너무 감사드리고 원하는 성적을 거두지 못해 죄송하다. 하지만 이번 대회를 계기로 앞으로 올라갈 일만 남았다고 생각한다. 12명의 선수들과 의기투합해 다음 국제대회에선 눈물 보이지 않고 좌절하지 않고 원하는 결과 꼭 얻을 수 있도록 할 테니 많이 지켜봐 주시길 바란다"라며 다음을 기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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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FIBA, 대한민국농구협회 제공.


고성환([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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