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영의 바람으로 떠나는 숲 이야기 [옐로스톤·로키·메이플로드] 옐로스톤·로키·메이플로드, 빛나는 순간 포착 붉게, 황금빛으로 물든…계절이 그린 길 위에 가을, 동부 캐나다를 물들이는 붉은 파노라마 황금 숲과 푸른 호수, 로키가 만든 가을 팔레트
붉고 주황빛 단풍이 산 전체를 물들이는 몽트랑블랑으로 가는 길.
가을이 깊어지면 북미의 숲은 숨겨둔 색채를 하나씩 꺼내놓는다. 여름 내내 푸른 잎사귀로 무심하게 빛을 가리던 나무들이 어느 날 갑자기 계절의 붓질을 허락한다. 동부는 붉은 불꽃처럼 타오르고, 서부와 캐나다 로키산맥은 황금빛 파도처럼 일렁인다. 강물은 하늘빛을 받아 더욱 차분해지고, 호수는 단풍을 거울처럼 비춘다. 산과 강, 호수와 도시가 계절의 옷을 갈아입는 이 시기는 잠시 멈춰 서서 자연과 마주하기에 더없이 좋은 때다.
삼호관광은 이 짧고 찬란한 계절을 제대로 만날 수 있는 세 가지 가을 특선 코스를 준비했다. 나이아가라에서 퀘벡까지 이어지는 ‘메이플로드’, 루이즈 호수와 콜럼비아 빙하를 품은 ‘캐나다 로키’, 그리고 옐로스톤과 그랜드 티턴을 아우르는 황금빛 서부 국립공원 여정이 그것이다.
▶붉게 물드는 동부, 메이플로드의 가을
미국 동부와 캐나다 동부의 가을은 ‘슈가 메이플(Sugar Maple)’이 주인공이다. 녹색이 서서히 옅어지기 시작하면, 주홍빛과 자줏빛, 불타는 듯한 붉은 잎이 숲을 물들이기 시작한다. 나무 한 그루 한 그루가 붓질을 받은 듯한 풍경이 이어지고, 언덕과 계곡은 순식간에 거대한 유화가 된다. 서부의 아스펜이 노랑과 황금빛 위주의 단풍을 보여준다면, 동부의 슈가 메이플은 붉은 계열의 풍부한 스펙트럼을 선사한다.
삼호관광의 ‘메이플로드’ 일정은 토론토를 출발해 나이아가라 폭포, 천섬, 캐나다의 수도 오타와, 몬트리올, 그리고 단풍 하이킹의 성지로 꼽히는 몽트랑블랑까지 이어진다.
나이아가라 폭포에서는 거센 물줄기와 물안개 너머로 붉게 타오르는 숲이 장관을 이루고, 세인트로렌스 강의 1800여 개 섬 사이를 유람선으로 누비는 천섬 투어에서는 단풍으로 둘러싸인 수많은 섬들이 한 폭의 수채화를 완성한다.
오타와의 리도 운하 산책로는 붉은 메이플잎이 융단처럼 깔려 걷는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물결 위로 떨어진 잎사귀가 유유히 흘러가는 모습은 마치 계절이 강물 위에 편지를 띄운 듯하다. 몽트랑블랑 국립공원에서는 곤돌라를 타고 정상에 올라 유럽풍 마을과 붉은 산맥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유럽 알프스를 떠올리게 하는 목조 건물과 산악 마을의 풍경이 단풍과 어우러져 한 장의 명화를 완성한다.
이 길 위에서는 단풍뿐 아니라, 캐나다의 역사와 문화, 도시마다 다른 건축 양식과 삶의 풍경을 만날 수 있다. 프랑스어 간판이 가득한 몬트리올의 구시가지는 북미에서 유럽의 향취를 느끼게 하고, 오타와의 국회의사당 언덕은 이 나라의 정체성을 웅변한다. 메이플로드는 단순히 단풍을 보기 위한 길이 아니라, 계절이 들려주는 이야기와 도시의 숨결을 함께 만나는 여정이다.
로키산맥은 아스펜 숲의 황금빛 단풍과 빙하호수, 설산 풍경이 한 번에 어우러지기 때문에 가을 인기 여행지다.
▶황금빛 아스펜과 캐나다 로키
동부가 붉은 불꽃이라면, 캐나다 로키산맥의 가을은 황금빛 물결이다. 아스펜 나무들이 노랑과 주황으로 물들고, 하늘을 찌를 듯한 더글러스 퍼 숲 사이로 눈 덮인 봉우리와 호수가 어우러진다. 아침 햇살이 산 능선을 넘어오면 나무들은 금빛 비단을 두른 듯 빛나고, 호수는 그 색을 품어 더 깊어진다.
재스퍼에서 밴프까지 143마일 이어지는 ‘아이스필드 파크웨이’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드라이브 코스로 꼽힌다. 길 위로 펼쳐지는 풍경은 매 순간이 절정이다. 루이즈 호수의 잔잔한 에메랄드빛, 모레인 호수의 깊은 청록색, 페이토 호수의 신비로운 푸른빛은 빙하가 녹아 만든 자연의 팔레트다. 계절과 날씨에 따라 색이 변해, 하루에도 몇 번씩 다른 표정을 보여준다.
이 여정의 백미는 콜럼비아 아이스필드다. 특별 제작된 설상차를 타고 수천 년 동안 쌓인 빙하 위로 올라서면, 발 아래 깊이 약 984피트에 이르는 ‘얼음의 대륙’이 펼쳐진다. 발걸음을 내디딜 때마다 고요한 바람 소리와 얼음이 내뿜는 냉기가 전해진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하늘은 유난히 푸르고, 빙하의 흰색은 눈이 부시게 순수하다. 황금빛 숲과 에메랄드빛 호수, 빙하와 하늘이 만든 풍경은 ‘경이로운 자연의 극장’이라는 표현이 아깝지 않다.
로키의 가을은 9월 중순에서 10월 초가 절정이다. 이 시기에는 빙하 위를 걷는 체험과 단풍 하이킹, 드라이브가 모두 가능해 여행의 만족도가 높다.
여름·가을에는 하이킹과 단풍, 겨울에는 세계적인 스키 슬로프를 자랑하는 그랜드 티턴.
▶옐로스톤과 그랜드 티턴
미국 최초의 국립공원인 옐로스톤은 지구가 살아있음을 보여주는 곳이다. 곳곳에서 뜨거운 수증기가 솟아오르고, 끓어오르는 간헐천과 색색의 온천들이 대지 위에 신비로운 무늬를 그린다. 9월 중순부터 아스펜과 코튼우드가 황금빛으로 변하며, 여름의 인파가 물러난 자리에는 고요한 숲과 청명한 하늘이 남는다.
남쪽으로 내려가면 그랜드 티턴 국립공원이 기다린다. 해발 약 1만3123피트 빙하봉이 날카롭게 솟아 있는 산맥과 잭슨 호수, 스네이크 강 주변은 황금빛 단풍과 붉은 관목이 어우러져 그림엽서 같은 장면을 만든다. 호수 표면에는 산과 나무가 그대로 비치고, 가끔씩 바람이 불면 색채가 일렁이며 살아 움직이는 듯하다.
10월이면 첫눈이 내려 단풍이 옷을 벗기 시작하므로, 9월 중순에서 10월 초가 가장 아름다운 시기다. 이 시기에는 도로 사정도 좋아 드라이브 여행에 최적이다. 옐로스톤의 깊고 푸른 하늘, 그랜드 티턴의 빙하봉, 그리고 산자락을 채운 황금빛 숲이 만들어내는 가을의 풍경은, 짧기에 더 빛나는 선물이다.
북미의 가을은 색채의 향연이다. 붉은 숲과 황금빛 산, 빙하와 호수, 그리고 도시와 문화가 함께하는 길 위에서의 시간은 오래도록 기억 속에 남는다.
여행을 계획할 때는 지역별 절정 시기를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화려한 단풍의 세계를 탐방할 수 있도록 삼호관광은 ‘옐로스톤 4일’, ‘캐나다 로키산맥 5일’, ‘메이플로드 나이아가라에서 퀘백까지 5일’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계절이 가장 화려한 순간, 세 가지 길이 여행자를 기다린다. 붓을 든 듯 색을 입힌 숲과 호수, 그리고 그 속을 걸으며 마주할 수 있는 사람과 이야기까지. 이 가을, 당신은 어느 길을 선택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