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가로, 한국 다녀온 두 여성의 경험담 실어
'습한 날씨·언어 장벽·폐쇄성' 불편함으로 꼽아
두 프랑스인의 극과극 한국 여행기…"日 추천", "인생 여행"
피가로, 한국 다녀온 두 여성의 경험담 실어
'습한 날씨·언어 장벽·폐쇄성' 불편함으로 꼽아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코로나19 이후 한국을 여행한 두 젊은 프랑스인이 상반된 평가를 하며 경험담을 공유했다.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는 15일(현지시간) "한국이 K팝, 오징어 게임과 같은 인기 드라마, 국제적으로 사랑받는 음식 문화에 힘입어 필수 여행지로 부상했다"면서도 "한국의 이상적인 이미지는 때로 어두운 현실에 의해 흔들리기도 한다"며 두 여성의 사례를 실었다.
K드라마 광팬인 26세 소니아는 2023년 8월 드라마를 상상하며 인천국제공항에 내렸다가 초반부터 생각도 못 한 장벽에 부딪혔다. 공항을 나서자마자 습한 공기를 맞닥뜨린 것이다.
소니아는 "참을 수 없는 더위였다"고 회상하며 "8월에 가는 건 추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소니아는 한국 여행 중 가장 큰 동반자는 데오도란트(체취 제거제)였다고 했다. 그는 "가방에 꼭 챙겨야 할 것"이라며 "서울에서는 찾을 수 없다"고 말했다. 프랑스에선 데오도란트가 필수품이어서 어디에서든 찾기가 쉽지만 한국에서는 외국인 입장에서 찾기가 어려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또 프랑스와 달리 한국의 대중교통이 청결하고 조용한 것에 충격을 받았지만 곧 현실적인 어려움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에서 이동하는 게 어려웠다. 특히 언어 때문"이라며 지하철에 영어 표기가 제대로 안 돼 있었다고 아쉬워했다. 필요한 정보를 얻으려 할 때는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다는 게 소니아가 받은 한국의 인상이다.
무엇보다 한국인들의 개방성 부족에 놀랐다고 했다. 그는 "일부 한국인은 일본인과 달리 매우 폐쇄적"이라고 기억했다.
소니아는 동대문 시장, 경복궁 탐방에 이어 24시간 편의점에서 밤늦게까지 한국 문화를 즐길 수 있었다. 그러나 이런 장소의 아름다움이나 편리함에도 그는 어딘가 불편함을 느꼈다고 털어놨다.
소니아는 "(한국에선) 외모가 가장 중요하고, 거울이 어디에나 있다"며 이 외모 중심 문화에 압박받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이유로 "한국은 추천하지 않는다"고 단호히 말하며 대신 일본을 추천했다.
소니아와 정반대로 안 로라는 한국을 '인생 여행지'로 꼽았다.
지난해 7월 로라는 남자친구와 함께 2주간 한국 여행을 했다. 그는 이 여행이 기대 이상일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로라는 서울에 도착하자마자 파파고 앱을 내려받아 식당 메뉴와 지하철 표지판을 읽었다. 구글 지도를 사용할 수 없다는 걸 알고는 카카오 지도를 휴대전화에 설치해 사용했다.
그는 한국 드라마에서 본 북촌 한옥 마을, 서울 숲 등을 탐방하며 약 2유로 정도 하는 핫도그를 먹는 것으로 즐거움을 찾았다.
서울의 번화함과 고층 빌딩, 빠른 속도를 뒤로 하고 KTX를 타고 부산으로 내려갔다. 로라는 해운대 블루라인 파크를 찾아 스카이캡슐을 타며 해안 여행을 즐겼다.
그는 해변과 사찰, 현지 시장에 오가며 "내가 결코 잊지 못할 세상을 발견했다"면서 "서울은 모든 것이 매우 빠르지만 부산에서는 휴가 중인 듯한 느낌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인생의 여행"이라며 다음엔 제주도를 방문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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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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