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매체 ‘글로부’는 15일(한국시간) “맨시티가 토트넘의 사비뉴 영입 제안을 거절했다. 토트넘은 7000만 유로(약 1134억 원)를 제시했지만, 맨시티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어 “토트넘은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하겠다고 약속했다. 협상은 실패했지만, 이적시장 마감까지 2주가 남아있어 대화는 계속된다”고 덧붙였다.
맨시티로서는 사비뉴를 반드시 내보낼 이유가 없다. 이미 유럽 무대에서 몸값을 증명한 만큼 7000만 유로를 훌쩍 넘는 금액을 부르고 있다.
올여름 유럽에서 7000만 유로 이상을 기록한 선수는 플로리안 비르츠, 위고 에키티케(이상 리버풀), 베냐민 세슈코, 브라이언 음뵈모, 마테우스 쿠냐(이상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빅터 오시멘(갈라타사라이) 등 극소수뿐이다.
2004년생 윙어 사비뉴는 시티 풋볼 그룹이 공들여 키운 유망주다. 브라질 리그에서 재능을 인정받아 2022년 맨시티 품에 안긴 뒤 트루아, PSV 아인트호벤 임대를 거쳤다. 2023-2024시즌엔 지로나에서 41경기 11골 10도움이라는 커리어 하이를 찍으며 라리가 3위 돌풍의 주역이 됐다.
왼발잡이지만 양쪽 측면을 모두 소화할 수 있고, 브라질 특유의 화려한 드리블과 개인기를 자랑한다. 그러나 맨시티에서 첫 시즌 48경기 3골 11도움에 그치며 결정력은 아쉬움을 남겼다.
그럼에도 토트넘이 사비뉴를 원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손흥민의 공백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지난 8일 바이에른 뮌헨과 친선경기에서 토트넘은 0-4로 완패했다.
프랭크 감독은 손흥민이 맡던 왼쪽 날개에 브레넌 존슨을 투입했지만 존재감은 미미했다. 교체 투입된 마티스 텔, 윌손 오도베르 역시 마찬가지였다.
설상가상으로 공격 전개를 책임지던 제임스 매디슨까지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다. 한국 원정 경기 도중 오른쪽 무릎 전방 십자인대 파열로 수술대에 오를 예정이다. 한 번에 두 명의 핵심 공격 옵션을 잃은 토트넘은 전방 창의력과 결정력이 모두 반감된 상태다.
프랭크 감독도 “손흥민은 지난 10시즌 동안 핵심이었다. 이제 그는 떠났고, 젊은 선수들이 있지만 우리는 여전히 시장을 주시하고 있다. 팀을 확실히 향상시킬 수 있는 선수를 찾는다면 영입할 것”이라고 전력 보강 의지를 드러냈다.
토트넘은 지난 14일 PSG와 UEFA 슈퍼컵에서 3-5-2 전술로 변화를 줬다. 손흥민의 자리였던 왼쪽 윙어를 아예 없애버린 파격 선택이었다.
전방 압박과 피지컬 싸움으로 PSG를 몰아붙이며 한때 2-0 리드를 잡았지만, 승부차기 끝에 아쉬운 패배를 당했다. 측면 돌파 자원 부재는 여전히 뼈아팠다.
사비뉴 역시 토트넘행에 긍정적이다. 올여름 라얀 셰르키가 맨시티에 합류하면서 주전 경쟁이 한층 치열해졌다.
필 포든, 베르나르두 실바, 오스카르 보브 등 쟁쟁한 동료 사이에서 2026 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 충분한 출전 시간을 확보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글로부’는 “사비뉴는 토트넘에서 더 많은 출전 시간과 중요한 역할을 원한다. 맨시티 1년 차에도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지만, 월드컵을 위해선 안정적인 출전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만약 사비뉴가 입단한다면 손흥민의 상징과도 같았던 등번호 7번을 물려받을 가능성이 크다. 토트넘은 현재 7번을 비워둔 상태다.
문제는 협상이다. 맨시티의 높은 몸값이 여전히 걸림돌이지만, 양측 모두 이적에 긍정적인 만큼 막판 타결 가능성도 남아 있다.
토트넘이 사비뉴 영입에 성공할 수 있을까. 손흥민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서는 이제 시간이 많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