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서귀포, 우충원 기자] 2025 월드 라크로스 남자 U20 세계선수권 대회가 15일 제주 서귀포 공천포 전지훈련센터에서 성대한 개막식을 열고 힘찬 출발을 알렸다.
아시아에서 최초로 치러지는 이번 대회는 15일부터 24일까지 10일간 이어지며, 미국과 캐나다, 호주 등 전통의 강호를 비롯해 약 20개국에서 1000여 명의 유망주들이 참가해 세계 정상급 기량을 겨룬다. 4년에 한 번 열리는 남자 U20 세계선수권은 국제 라크로스 대회 중 규모와 권위 면에서 단연 최고로 평가받는 무대다.
라크로스는 북미 원주민의 치유와 단합 의식에서 기원해 현대 스포츠로 발전한 구기 종목이다. 스틱을 이용해 공을 주고받으며 골을 노리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미국 동부의 고교·대학 무대를 중심으로 성장했다. 국내에서는 유소년부부터 일반부까지 리그가 운영되고 있고, 고등부 팀은 서울·인천·경기·충남·강원·제주 등 전국에 고르게 분포해 있다. 2028년 LA올림픽 정식 종목 채택으로 인해 최근 국내에서도 관심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대한민국 대표팀을 이끄는 원동운 감독과 코칭 스태프는 모두 한국에서 라크로스를 시작해 성장한 인물들이다. 원동운 감독을 비롯해 류은규, 박재한 코치는 국가대표 경험을 갖고 있으며, 현재도 현역 대표팀 선수로 활약하고 있다. 선수 출신 코칭진이 직접 지휘봉을 잡고 젊은 대표팀을 이끄는 셈이다.
원동운 감독과 류은규 코치는 경희대학교에서 선후배로 처음 인연을 맺었다. 대학 입학 후 뒤늦게 라크로스를 접했지만, 부단한 노력과 끈기로 태극마크를 달고 세계무대에 올랐다. 이제는 지도자의 길을 걸으며 자신들이 걸어온 길을 후배 선수들에게 전수하고 있다. 고등학교 체육교사로 재직 중인 원 감독은 이번 대표팀 구성 과정에서도 세심하게 선수단을 꾸렸다.
특히 지난 15일 뉴질랜드전에서 득점을 기록한 주장 박은호(미국명 크리스 팔라디노)의 사연은 팀 전체에 큰 울림을 주고 있다. 어린 시절 미국으로 입양됐던 박은호는 원 감독과 한국 라크로스협회(KLA) 그리고 코칭 스태프의 지속적인 노력 끝에 국적을 회복했다. 현재 그는 미국 전미대학체육협회(NCAA) 디비전 2 무대에서 활약 중이며 이번 대회를 통해 한국 대표로 처음 국제무대에 나섰다.
류은규 코치는 라크로스 국가대표로서의 활동뿐 아니라 TV 프로그램 ‘뭉쳐야 찬다’ 오디션을 통과하며 축구 실력까지 뽐낸 다재다능한 인물이다. 현재 대한민국 성인 대표팀의 핵심 멤버로도 활약하고 있다.
박재한 코치는 대표팀 합류 시기가 다소 늦었지만 누구보다 열정이 넘친다. 한국외대 재학 시절 라크로스를 시작한 그는 류은규 코치와 함께 국가대표로 활약 중이며 이번 대회에서도 선수단의 전술 완성도와 조직력을 높이는 데 힘을 보태고 있다. 또 골키퍼 담당인 이주철 코치와 최윤성, 박재환 코치도 함께 노력중이다.
모두의 노력이 더해져 지난 15일 열린 뉴질랜드와 조별리그 1차전서 10-4의 완승을 거뒀다. 특히 박은호도 골을 기록하며 팀 승리를 함께 했다.
코칭 스태프 뿐만 아니라 이번 대회 심판으로 활약중인 박원기 씨는 대한민국 라크로스 1세대 선수 출신이다. 박 씨와 함께 김동준 씨도 심판으로 합류했다.
원동운 감독은 “선수들뿐 아니라 코칭 스태프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어린 선수들이 국제무대에서 실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매 순간 지원하고 있다”며 “한국에서 처음 열리는 국제대회인 만큼 국내외에서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선수들이 부상 없이 끝까지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책임감을 갖고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