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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엔 의자 육탄전, 이번엔 '분노의 삿대질'…국힘 전대 흑역사

중앙일보

2025.08.15 18:00 2025.08.15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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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혁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13일 대전 배재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 충청·호남 합동연설회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스1

빳빳이 세운 손가락이 서로를 겨눴다. 지난 13일 대전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 합동연설회. 반탄(탄핵 반대) 진영 장동혁 후보가 연단에 오르자 찬탄(탄핵 찬성) 진영 조경태 후보 지지자들이 “우우”라고 야유를 퍼부었다.

장 후보는 보란 듯 반격했다. 장 후보는 준비해 온 원고를 내려놓고 “꼭 하고 싶은 말을 하겠다”고 운을 뗐다. 그러곤 “추운 겨울 당과 정권을 지키자고 함께 싸운 사람들에게 대선이 끝났다고 ‘냄새나고 더러우니 나가라’고 하는 여러분이 부끄럽다”고 목청을 높였다.

점점 조 후보 지지자들 쪽으로 다가가더니 “내란 동조 세력이 있다며 국민의힘과 동지들을 팔아넘기는 게 부끄러운 것”이라며 고성을 내질렀다. 분노에 찬 삿대질도 함께였다. 조 후보 지지자들도 격분해 삿대질과 손가락 욕설로 맞섰다. 찬탄 진영에선 “히틀러를 보는 것 같았다”(김종혁 전 최고위원)는 반응도 나왔다.

13일 오후 대전 서구 배재대학교에서 열린 국민의힘 충청·호남권 합동연설회에서 일부 지지자들이 마찰을 빚고 있다. 연합뉴스

그간 지지자 간 충돌은 적지 않았지만, 이번처럼 대표 후보와 당원이 정면으로 충돌한 건 이례적이다. 지난 8일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선 한국사 강사 출신 유튜버 전한길씨가 ‘전한길뉴스’ 기자 자격으로 들어와 조 후보 연설 도중 당원들에게 “배신자” 구호를 외치도록 유도해 장내가 아수라장이 됐다. 이 일로 전씨는 국민의힘 윤리위원회에 징계가 청구됐지만 지난 14일 징계 수위는 ‘경고’에 그쳤다.

당권의 향배가 드러날 22일 전당대회에 국민의힘 당원은 다시 한자리에 모인다. 결전의 날인 만큼 갈등도 극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당 관계자는 “아직 탄핵으로 마음을 추스르지 못한 당원이 많다는 의미”라며 “당이 짊어져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전당대회에서 지지자 간 응원 과열로 소란이 커진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7월 15일 전당대회 충청권 합동토론회에서는 한동훈 당시 후보가 연단에 오르자 원희룡 후보 지지자들이 “배신자 꺼져라”를 외쳤다. 또 이에 항의하던 한 후보 지지자들을 향해 의자를 던지려 하자 경호원들이 급히 제지에 나섰고, 이들이 한 데 엉키면서 육탄전이 벌어졌다. 당시 소동을 주도한 유튜버 3명은 폭행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2019년 2월 27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제3차 전당대회장 앞에서 민주노총 노조원들이 자유한국당 해체를 주장하며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뉴시스

2019년 자유한국당 시절에는 태극기 부대가 골칫거리였다. 당시 강경파 김진태 후보를 밀던 이들은 오세훈 등 상대 후보를 향해 “빨갱이”라며 야유를 퍼부어 전당대회를 진행할 수 없을 정도였다. 당시 김 후보가 5·18 망언 논란을 일으키면서 진보단체 소속 100여명이 전당대회장에 기습 방문해 “자유한국당은 해체하라”고 외치고, 태극기부대도 “빨갱이 해체”라고 맞서는 난투극도 벌어졌다.



장서윤([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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