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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비열하다!" 휠체어 끌고 접근→충격 인종차별...PL 개막전 추태에 "놀라운 밤이 망가졌다"

OSEN

2025.08.15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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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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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고성환 기자] 매년 되풀이되는 문제지만, 고쳐질 기미가 없다. 프리미어리그가 이번엔 개막전부터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이로 인해 경기가 약 4분간 중단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영국 '스카이 스포츠'는 16일(한국시간) "본머스의 앙투안 세메뇨가 인종차별 발언을 당했다. 리버풀과 본머스의 경기는 그를 겨냥한 인종차별적 학대 신고가 접수된 뒤 전반 28분 중단됐고, 머지사이드 경찰은 47세의 남성이 안필드에서 퇴장당했다고 밝혔다"라고 보도했다.

사건은 같은 날 열린 본머스와 리버풀의 프리미어리그 개막전에서 벌어졌다. 세메뇨가 전반 28분 스로인을 하기 위해 사이드 라인으로 향했다. 그러던 중 휠체어를 탄 한 리버풀 팬이 그에게 다가가 손짓까지 동원하며 무언가 격정적으로 외쳤다.

이를 들은 세메뇨는 곧바로 앤서니 테일러 주심에게 다가가 인종차별 행위를 신고했다. 데일리 메일의 이안 레이디먼 기자는 "경기가 중단되기 2~3분 전에 세메뇨가 휠체어에 앉은 채 자신에게 무언가 강요하는 한 남자를 보기 위해 몸을 돌리는 모습이 포착됐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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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메뇨의 신고 후 경기는 잠시 중단됐다. 안도니 이라올라 본머스 감독과 아르네 슬롯 리버풀 감독, 양 팀 관계자, 심판진이 한 데 모여 논의했다. 양 팀의 주장인 버질 반 다이크와 아담 스미스도 내용을 브리핑받았다.

그리고 약 4분이 흐른 뒤에야 경기가 재개됐다. 테일러 심판은 프리미어리그의 차별 금지 규정에 따라 이번 사건을 공식 신고했고, 세메뇨에게 인종차별적 발언을 한 리버풀 팬은 잠시 후 경기장에서 쫓겨났다.

그럼에도 세메뇨는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보란 듯이 멀티골을 터트리며 리버풀을 위기에 몰아넣었다. 그는 0-2로 끌려가던 후반 19분 만회골을 넣었고, 후반 31분엔 중앙선 뒤에서부터 약 50m를 단독 드리블로 돌파한 뒤 왼발 슈팅으로 동점골을 터트렸다.

다만 본머스는 세메뇨의 활약에도 패배를 면치 못했다. 후반 42분 페데리코 키에사가 리버풀에 합류한 지 1년 만에 프리미어리그 데뷔골을 기록하며 결승골의 주인공이 됐다. 여기에 종료 직전 모하메드 살라가 쐐기골을 터트리며 리버풀의 4-2 승리를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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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세메뇨를 향한 인종차별 사건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스카이 스포츠에 따르면 머지사이드 경찰은 해당 남성의 신원을 확보했으며 그를 경기장에서 쫓아낸 뒤 수사를 진행 중이다. 

프리미어리그도 철저한 조사를 예고했다. 프리미어리그 당국은 후반전 도중 소셜 미디어를 통해 "'오늘 밤 리버풀과 본머스의 경기는 세메뇨를 겨냥한 관중들의 '차별적 학대' 신고로 인해 일시 중단됐다. 이는 프리미어리그의 경기장 내 차별 금지 프로토콜에 부합한다"라고 공식 성명을 발표했다.

또한 "안필드 사건은 이제 완전히 조사될 거다. 우리는 선수와 두 클럽 양측에 전폭적인 지원을 제공한다. 인종차별은 우리 게임이나 사회 어디에서도 존재할 수 없다"라며 "우리는 관계자 및 당국과 계속 협력하여 경기장이 모두에게 포용적이고 환영받는 환경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잉글랜드 축구협회(FA) 역시 "리버풀과 본머스의 프리미어리그 경기 중 경기 관계자들에게 보고된 일부 관중 일부로부터의 차별 혐의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 이런 사건은 우리 경기에서 설 자리가 없다. 우리는 경기 관계자, 클럽 및 관련 당국과 긴밀히 협력하여 사실을 규명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하도록 하겠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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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 스포츠 패널로 활동 중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전설' 게리 네빌과 '리버풀 전설' 제이미 캐러거도 분노를 참지 못했다. 네빌은 "놀라운 밤이 되어야 했지만, 망쳐졌다. 시즌 첫날, 아름다운 날, 세메뇨는 인종차별적 학대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열하다. 그 팬의 마음속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상상할 수도 없다"라고 규탄했다.

이어 그는 "이런 일은 계속 일어날 거다. 유감스럽다. 4~5주 전엔 샐퍼드 시티에서 인종차별 사건 때문에 감독과 선수들이 경기장을 떠나면서 마지막 7~8분을 끝내지 못했다. 이런 사건이 계속 발생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네빌은 "선수들의 실망감과 충격을 볼 수 있었다. 정말 비열하다. 이제 그만 충분하다. 혐의가 입증된다면 형사 범죄로 심각한 결과를 낳을 거다. 단순히 리버풀 경기장 출입금지 수준이 아니라 당연한 일이다"라고 목소리 높였다.

캐러거도 "우리가 인종차별 반대 캠페인을 얼마나 많이 벌이는지 생각하면 이런 사건이 발생하는 건 충격적이다. 충격적인 사건이었고, 심판에게 제대로 보고됐다"라며 "군중 속에 바보가 한 명만 있을 때도 어렵다. 이걸 어떻게 경찰에 모두 신고하겠는가?"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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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세메뇨를 향한 인종차별은 경기장 밖에서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그는 경기 후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원숭이 이모지를 여러 개 남긴 악의적인 댓글을 공유하며 "언제 멈추게 될까..."라고 적었다.

본머스 구단은 세메뇨의 사진을 게시하며 "훌륭한 선수일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도 훌륭한 인간이기도 하다. 오직 강한 성격의 사람만이 그런 상황에서 그런 회복력을 보일 수 있다. 우리는 당신을 사랑하고, 당신과 함께한다"라고 응원을 보냈다.

리버풀 역시 "모든 형태의 인종 차별과 차별을 규탄한다"라며 사건에 대한 경찰 수사를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반 다이크도 "경기 중에도 경기를 마친 후에도 세메뇨와 대화를 나눴다. 당국이 이 문제를 해결하고 있어서 기쁘다. 난 그의 편이고, 무엇이든 돕겠다고 했다. 난 모든 리버풀 팬들을 향해 이런 일들은 일어나선 안 된다고 선언할 수 있다"라고 힘줘 말했다.

/[email protected]

[사진] 스카이 스포츠, 더 선, 볼스, 세메뇨 소셜 미디어.


고성환([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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