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노진주 기자] 리버풀과 본머스의 2024-2025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개막전이 관중석에서 터져 나온 인종차별 발언으로 잠시 중단됐다.
영국 BBC는 16일(한국시간) “리버풀과 본머스의 시즌 첫 경기(리버풀 4-2 승)가 전반 도중 멈췄다. 본머스 공격수 앙투안 세메뇨가 안필드 관중석에서 인종차별적 발언을 들었다고 직접 신고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전반 29분 리버풀의 코너킥을 앞두고 세메뇨는 주심 앤서니 테일러에게 한 리버풀 팬으로부터 인종차별 발언을 들었다고 알렸다. 이후 아르네 슬롯 감독과 안도니 이라올라 감독, 리버풀 주장 버질 반 다이크와 본머스 주장 아담 스미스가 불려 나와 주심으로부터 설명을 들었다. 경기는 0-0이던 상황에서 약 4분간 멈췄다가 재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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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메뇨는 충격에도 불구하고 후반 19분과 31분 두 골을 넣었다. 다만 승리를 만끽하진 못했다.
리버풀이 경기 막판 페데리코 키에사와 모하메드 살라의 연속골로 4-2 승리를 거뒀다.
세메뇨는 경기 후 자신의 소셜 미디어 계정에 원숭이 이모티콘을 남긴 팬을 공개하며 “언제 멈출까?”라는 글을 적었다. 분노를 드러낸 것이다.
본머스 주장 스미스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충격적이다. 요즘 시대에 이런 일이 벌어진다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 세메뇨가 끝까지 뛰어 골까지 넣은 건 대단한 일”이라며 “이제는 보여주기식 무릎 꿇기가 아니라 실질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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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직후 잉글랜드축구협회(FA)는 “사건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관련 기관과 협력해 사실을 규명하고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리버풀도 “인종차별은 어떤 형태로든 용납할 수 없다. 경찰 조사에 전폭적으로 협조하겠다”라는 입장을 냈다.
슬롯 리버풀 감독은 “안필드에서 발생했다는 사실이 유감스럽다. 축구에서 이런 일은 절대 일어나선 안 된다”라고 말했다.
EPL 사무국은 “철저히 조사할 것이며 세메뇨와 두 구단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낸다”라고 전했다.
영국 반차별 단체 킥 잇 아웃도 “세메뇨의 용기에 경의를 표한다. 흑인 선수들은 여전히 매주 차별을 겪고 있다. 강력한 처벌과 교육이 필요하다”라고 목소리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