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전주, 고성환 기자] 명가가 부활했다. 2025년 전북 현대가 10년 전의 전북 현대를 따라잡았다.
전북 현대는 16일 오후 7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26라운드에서 대구FC를 3-0으로 제압했다.
이로써 전북은 18승 6무 2패, 승점 60을 기록하며 압도적인 선두 자리를 굳혔다. 한 경기 덜 치른 2위 대전(승점 42)과 격차는 무려 18점이 됐다. 우승 후보 1순위다운 위용이다.
반면 대구는 최근 15경기째(5무 10패) 승리하지 못하며 터닝 포인트를 마련하지 못했다. 순위도 3승 6무 17패, 승점 15로 여전히 최하위. 지난 5월 말 부임한 김병수 감독의 첫 승리 도전도 또 한 번 다음으로 미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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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의 일방적인 승리였다. 경기 전 거스 포옛 전북 감독은 "가장 위험한 경기"라며 최근 포백으로 전환한 대구를 경계했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달랐다. 전북은 초반부터 정교한 연계 플레이로 대구 수비를 공략하며 위협적인 공격을 펼쳤다.
몰아치던 전북은 빠르게 선제골을 뽑아냈다. 전반 27분 콤파뇨가 김진규가 올려준 코너킥을 강력한 헤더로 마무리하며 리그 10호 골을 터트렸다.
두 번째 골도 콤파뇨의 발끝에서 나왔다. 후반 10분 골문 앞 혼전 상황에서 박진섭이 머리로 공을 떨궈놨고, 이를 콤파뇨가 터닝 발리 슈팅으로 연결하며 멀티골을 완성했다. 경기 전 70분까지 최대한 버티겠다고 밝혔던 김병수 대구 감독의 계획이 완전히 어그러지는 순간이었다.
반전이 필요한 대구는 적극적으로 교체 카드를 사용하며 라인을 높이 끌어올렸다. 하지만 넓어진 뒷공간은 오히려 전북의 먹잇감이 될 뿐이었다. 전북은 후반 38분 이영재의 스루패스에 이은 전진우의 쐐기골로 3-0을 만들며 완벽한 승리를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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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써 전북은 리그 22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완성했다. 지난 3월 강원전 패배 이후 무려 다섯 달 동안 패배를 잊었다.
이는 K리그 역사상 최다 무패 3위 타이 기록이다. 전북이 과거 2014년 9월부터 2015년 4월까지 세웠던 무패 행진 기록을 따라잡은 것. '전북 왕조'가 돌아왔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이제 전북은 자신이 세운 또 다른 기록들에 도전한다. 당장 다음 주말 열리는 포항전에서도 승점 1점 이상을 획득한다면 역대 2위 기록(2011년~2012년 전북·23경기 무패)과도 타이를 이루게 된다. 역대 1위 기록인 33경기 무패(2016년 전북)까지는 아직 11경기가 더 남아있다.
전북으로서 이번 승리가 더욱 뜻깊은 이유는 수비진에 변화가 컸기 때문. 홍정호와 김태현이 각각 복통과 가벼운 부상 문제로 빠졌고, 김영빈도 경고 누적으로 뛰지 못했다. 그럼에도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치며 완벽한 승리를 가져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