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혹' 젤렌스키 "러시아의 휴전 거부로 상황 복잡해져"
휴전 합의 없이 끝난 트럼프-푸틴 회담에 심경 표출
(서울=연합뉴스) 현윤경 기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휴전을 거부하고 있는 러시아가 전쟁 종식 노력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고 당혹감을 토로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밤 늦게 소셜미디어를 통해 "러시아는 그동안 휴전을 향한 많은 요구를 묵살했고, 살상을 언제 멈출지에 대해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며 이로 인해 3년 반을 채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을 종식하려는 노력이 복잡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의 이같은 발언은 하루 전인 15일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미국 알래스카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기대했던 휴전 합의 없이 막을 내린 가운데 나온 것이다.
그는 SNS에 게시한 글에서 "폭격을 멈추라는 단순한 명령조차 수행할 의지가 결여돼 있다면, 그들로 하여금 이웃 나라들과 수십년 동안 평화로운 공존이라는 훨씬 큰 사안을 실천하기 위한 의지를 갖도록 하는 데에는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알래스카 회담에서 푸틴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전 즉각 휴전을 요구하고, 이에 응하지 않으면 제재를 압박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오히려 푸틴 대통령의 입장을 수용해 당장의 휴전보다 평화협정을 통한 전쟁 종식 쪽으로 방침을 급선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과의 회담이 끝난 뒤 젤렌스키 대통령, 유럽 지도자와의 통화에서 평화협정 체결을 위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 접경한 동부 돈바스(도네츠크주+루한스크주)를 이양하라는 푸틴의 구상도 지지한다고 밝히며 우크라이나에 이를 수용할 것을 압박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의 계속된 드론, 미사일 공습에 시달리며 휴전을 절박하게 갈구해 왔으나 오는 18일 백악관 방문 시 그동안 완강히 거부해온 영토 포기 요구에 직면하는 난처한 상황에 몰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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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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