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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푸틴이 더 세다 생각"…알래스카 악수 때 들킨 속마음

중앙일보

2025.08.16 23:32 2025.08.17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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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령 알래스카주에서 열린 미러정상회담을 위해 지난 15일 알래스카 앵커리지 공항을 찾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악수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최근 미국령 알래스카주에서 열린 미러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강자’로 인식하고 낮은 자세의 제스처를 취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16일(현지시간) 미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에 따르면 보디 랭귀지 전문가 패티 앤 우드는 트럼프 대통령과 이번 회담에서 푸틴 대통령 앞에서 보여준 제스처를 두고 이같은 분석을 내놨다.

지난 15일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을 찾은 푸틴 대통령을 위해 알래스카 앵커리지 공항에 레드카펫을 준비했다. 푸틴 대통령이 다가오자 가볍게 손뼉을 치며 앞으로 나간 트럼프 대통령은 평소와 달리 손바닥을 위로 향하게 한 상태에서 푸틴 대통령과 악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평소 손바닥이 아래로 향하게, 상대방 손을 잡아끄는 모양새로 악수를 한다. 이에 대해 우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을 더 강력하다고 여긴다는 것을 나타낸다”고 분석했다.

이후 레드카펫을 걸어가는 동안에도 푸틴 대통령이 팔을 느슨하게 휘두르며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였던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팔을 몸에 가까이 붙이며 절제된 모습을 보여줬다고 우드는 덧붙였다.

미국령 알래스카주에서 열린 미러정상회담을 위해 지난 15일 알래스카 앵커리지 공항을 찾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악수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푸틴 대통령을 극진하게 대접한 것은 레드카펫에서만이 아니다. 양 정상이 함께 미국 대통령 전용 리무진 캐딜락 ‘더비스트’에 함께 올라 타고 회담장으로 이동한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두 초강대국의 지도자들, 특히 적대 관계에 있는 두 지도자가 같은 리무진을 타고 이동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짚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에게 보여준 ‘환대’를 두고 지난 2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백악관에 초대했을 당시 보여준 태도와는 정반대라는 해석도 나온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과 JD 밴스 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무례하다”고 몰아세웠다.

이런 분위기를 감지한 듯 푸틴 대통령도 트럼프 대통령 앞에서 꼿꼿한 자세를 유지했다. 유창하게 영어를 구사하는 것으로 알려진 푸틴 대통령은 15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어만 사용했다. 미국을 겨냥한 듯 “러시아의 모든 정당한 우려를 고려하고 유럽과 전 세계의 안보에서 공정한 균형을 회복해야 한다”고 러시아어로 발언했다. 푸틴 대통령이 이날 유일하게 영어를 사용한 장면은 우크라이나전 휴전 합의에 도달하지 못한 트럼프 대통령이 “곧 다시 대화하기 위해 또 만나게 될 것”이라고 하자 “다음에는 모스크바에서 합시다(Next time in Moscow)”라고 말한 것이다.

지난 15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미국 알래스카주 방문에 맞춰 미군의 B-2 폭격기와 F-35 전투기 4대가 알래스카 상공을 비행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시종일관 저자세로 푸틴 대통령을 대한 것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용기에서 내린 푸틴 대통령과 레드카펫을 걷는 동안 머리 위로 B-2 스텔스 전략폭격기와 F-35 전투기가 편대 비행을 하게 했다. 두 정상 옆으로는 F-22 전투기 4대가 도열해 있도록 했다. 모두 미국이 자랑하는 전략 무기들이다.

또 푸틴 대통령과 악수할 때 트럼프 대통령은 오른손으로 푸틴 대통령의 손을 잡은 채 왼손으로 그의 팔을 두드렸다. 이에 대해 우드는 “나는 내가 원한다면 당신을 칠 수 있다”라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하수영([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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