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프로야구 창원 한화-NC전에선 양 팀 선수들이 벤치 클리어링이 벌어졌다. NC 선발투수 신민혁이 한화 선두타자 하주석을 헛스윙 삼진 처리한 뒤 포효하자 하주석이 마운드로 향하며 신민혁을 불렀다. 그러자 양 팀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몰려나와 대치했지만 빠르게 상황이 정리됐다.
신민혁이 6회 이닝 들어가기 전 스스로에게 기합을 불어넣은 게 발단이었다. 이어 삼진을 잡은 뒤 타자 쪽으로 포효하자 하주석이 오해를 했다. 타자를 자극할 의도가 없었던 신민혁은 모자를 벗어 사과했다.
경기 후에도 신민혁은 “시작하기 전에 제가 소리를 질렀다. (5회 노시환에게 동점 홈런을 맞은) 그 전 상황이 너무 답답해서 (자신에게) 소리를 냈다. 삼진을 잡고선 너무 좋아서 소리를 지른 건데 (하주석이) 오해를 하신 것 같다. 그 부분에 대해 되게 죄송하고, 제가 실수를 한 것 같다”고 해명하며 재차 사과했다.
17일 한화전을 앞두고 이호준 NC 감독도 “어제 서로 오해가 있었다. (신)민혁이도 그런 의도는 분명 아니었다. 그럴 성격도 못 된다”며 “머리를 삭발하고, 본인도 뭔가 잘해보려고 하는 게 보였다. 오해가 조금 생겼는데 잘 풀었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후반기 들어 고전하면서 머리도 삭발하며 심기일전한 신민혁은 이날 어느 때보다 전투적으로 임했다. 5회 노시환에게 동점 투런포를 맞았지만 6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이닝 끝까지 책임졌다. 5회까지 투구수 84개로 교체 타이밍이 됐지만 이호준 감독은 그대로 밀어붙였다. 그 결과 6이닝 5피안타(1피홈런) 3볼넷 3탈삼진 4실점으로 제 몫을 했다.
이호준 감독은 6회에도 신민혁을 올린 이유에 대해 “투구수가 80개였고, 홈런을 맞고 마운드에서 집중하는 모습을 봤다. 마운드에서 자신이 없어 하거나 불안해하지 않고 전투적이더라. 투수코치도 같은 생각으로 6회도 갔다. 다행히 깔끔하게 잘 막아줬다. 어제 볼도 나쁘지 않았다. 민혁이가 잘 막아줘 우리가 생각한 대로 7~8회 투수들을 준비할 수 있었다”고 칭찬했다.
벤치 클리어링 상황에서 NC 주장 박민우도 돋보였다. 동기인 하주석을 빠르게 진정시키며 상황을 정리했고, 이닝 종료 후에는 신민혁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격려했다. 이날 1회 첫 타석에서 파울 타구에 발을 맞아 통증이 있는 상황에도 끝까지 다 뛰며 팀의 9-6 승리를 이끌었다. 17일 경기는 휴식 차원에서 선발 제외.
이호준 감독은 “(박)민우가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선수단이 똘똘 뭉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아픈데도 참고 끝까지 뛰었다”며 “(박)건우도 1회부터 9회까지 계속 파이팅을 내면서 분위기 처지지 않게 잘해줬다. 고참들이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것에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