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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배 AI와 함께하는 바둑 해설] 백의 철벽 속에서

중앙일보

2025.08.17 08:01 2025.08.17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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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선 4강전〉 ○ 당이페이 9단 ● 렌샤오 9단

장면⑦=소탐대실이랄까, 조급함이랄까. 아니면 조급함이 부른 소탐대실이랄까. 반집 승부의 팽팽한 국면에서 렌샤오는 좌상을 젖혀 이었다(흑▲들). 그 순간 백은 1을 선수하여 대마의 안전을 확보하더니 백3의 요소를 밀어버린다. 흑▲는 지나치게 실리를 밝힌 수였으며(백A로 받아주리라 믿었을까) 전쟁터를 이탈한 수였다. 이 바람에 백은 11에 이어 13까지 틀어막아 엄청난 모양을 확보했다. 이제 흑은 하변 잠식이 급선무. 어디서부터 시작할지 막막하다.

◆AI의 추천=AI는 흑1을 첫수로 제시한다. 백2로 근거를 뺏으면 잠자코 3으로 뻗는다. 백4도 근거의 급소지만 흑5로 끊어두면 맛이 생긴다. A의 절단도 있고 B의 붙임도 있다. C도 선수다. 고깃값은 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런 그림을 떠올리기란 매우 어렵다.

◆실전 진행=실전은 고심 끝에 흑1로 찌르고 3으로 끊었다. 중앙 백을 이용해 하변을 깬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백4, 6이 좋은 수. 자칫 하변이 몽땅 백집이 될 것 같다. 7, 9엔 10이 좋은 수. 백의 철벽이 너무 두터워 흑이 이 안에서 산다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박치문 바둑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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