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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가지 없잖아" 알바에 커피 뿌린 남자, CCTV 속 진짜 사정

중앙일보

2025.08.17 13:00 2025.08.17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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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더중플 - 어느 119구급대원의 고백
사고 현장에 가장 먼저 달려가는 사람, 소방관. 그들이 119 구급차를 몰며 바라본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요? 이 시리즈를 연재하는 백경 소방관은 구급대원으로 9년째 일하고 있습니다. 출동 현장에서 너무 많은 죽음을 보아서일까요. 그는 매일 유서를 쓰고 잠이 듭니다. 그가 매일 마주하는 삶과 죽음, 절망과 희망의 이야기. 자세한 내용은 더중앙플러스에서 확인하세요.
겨울은 집착이 심한 연인 같았다.
3월이 왔는데 봄의 뒷덜미를 잡고
놓아줄 생각을 않았다.

눈 내리는 토요일 밤이었다.
상황실에서 지령이 내려왔다.

카페에서 뜨거운 커피를 몸에 쏟았다는 신고였다.

눈이나 비가 오는 날엔 풍경을 안주 삼아
밤새 술을 퍼먹는 사람들이 있다.
적당히 좀 마시지. 어떻게 커피를 쏟으면
119에 신고할 정도로 다칠 수가 있을까.

일러스트 = 김지윤 기자

현장엔 경찰차가 먼저 와 있었다. 이상했다.
건장한 체격의 경찰이 카페 앞에서
만취한 남성 둘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어느 분이 다치신 거예요?” 내가 묻자,
자기들은 아니라며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둘 중 하나가 경찰에게 말했다.

" 내가 오죽했으면 그랬겠어요. 말을 싸가지 없게 하니까. "
억울하다는 듯 비린 웃음을 지었다.

경찰은 눈을 맞추진 않고
“예, 예.” 사무적으로 답하며
손바닥만 한 수첩에 무언가를 써 내려 갔다.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사장님이 카운터 옆 테이블 근처에
걱정과 화가 절반씩 섞인 얼굴로 서 있었고,
의자엔 아르바이트생이 바지를
허벅지까지 걷어붙인 채 앉아 있었다.

손님이 아르바이트생에게 뜨거운 커피가
담긴 종이컵을 던진 것이었다.

외상가방에서 거즈를 꺼내 식염수를
부어 적신 뒤 물기를 짜냈다.
거즈를 한 장 한 장 펴서 시뻘개진
아르바이트생의 다리에 올려놓는 동안
경찰과 취객들이 가게 안으로 들어왔다.

취객이 경찰관을 붙잡고 통사정을 했다.
" 저 어린 게 사람 속을 살살 긁었다니까. 이게 한쪽 얘기만 들어선 몰라요. "

(계속)
한밤 중 카페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정말 아르바이트생이 손님 속을 긁었을까? CCTV에도 찍힌 진짜 사정은 아래 링크에서 이어진다.
▶“니 주제에 어딜”…아르바이트생에 커피 뿌린 남자의 한마디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51356

백경 작가의 '119구급대원의 고백'을 더 읽고 싶다면?
①"20대 커플 죽음, 쫄지말자" 집주인 경악한 악취 정체
세놓은 방에서 이상한 냄새가 난다는 신고였다. 날이 풀리면 으레 그런 신고가 들어온다. 그날 출동한 곳은 원룸 건물이었다. 20대 남녀가 동거하는 방이었고, 몇 달째 월세가 밀렸다고 했다. 분명 저 문을 들어서면 부패한 시신이 우릴 맞이하리라 상상하자 섬찟함에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이상한 냄새의 정체는 무엇이었을까.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44100

②손찌검 남편이 풍긴 '시체냄새'…前부인은 112도 못 불렀다
습관적인 주폭과 외도로 이혼을 당한 남자는, 전 부인의 집에 담을 넘어 침입했다. 전 부인은 112에 신고하는 대신 119에 신고했다. 두 가지 이유였다. 하나는 보복이 두려워서였고, 다른 하나는 남자가 실제로 다리에 엄청난 통증을 호소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에겐 시체 썩는 냄새가 났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45878

③‘6684#’ 여교사 유언이었다…교감이 두려워한 소문의 실체
젊은 여자는 초등학교 선생님이었다. 월요일 오전, 학교 측에 아무 이야기 없이 결근했다. 여자는 말수가 적었지만 이따금 소소한 담화를 나누는 동료들이 있었다. 그들에게 여자의 번호로 문자가 왔다. ‘6684#, 죄송합니다’ 6684#은 무슨 뜻이었을까. 스스로 목숨을 끊은 여자에게 어떤 사연이 있었던 걸까?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31934

④‘현장서 웃는 소방관’ 그 이후…가평 실종자 수색 중 생긴 일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56621

⑤‘두둑 두둑’ 갈비뼈 부러졌다…심정지 노인의 마지막 외침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54822

⑥극단선택 출동한 소방관 충격…그곳엔 내 동기가 있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53090

⑦피범벅 남자와 의문의 여자…"쪽팔렸다" 소방관의 고백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37082





백경.선희연([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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