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우충원 기자] 조규성(27·미트윌란)이 마침내 돌아왔다. 무려 447일의 긴 공백을 이겨내고 치른 복귀전은 짧지만 강렬했고, 팬들에게 깊은 울림을 안겼다.
조규성은 17일(한국시간) 덴마크 바일레 스타디온에서 열린 2025~2026시즌 덴마크 슈페르리가 5라운드 바일레 원정에 교체로 나섰다. 미트윌란이 1-0으로 앞선 후반 추가시간 47분, 아담 북사 대신 투입된 그는 10분도 채 되지 않는 시간 동안 묵직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지난해 5월 27일 실케보르전 이후 공식 경기 출전이 끊긴 지 447일 만이었다. 무릎 수술 후 합병증으로 재활에만 매달리며 2024~2025시즌 전체를 통째로 날려야 했던 조규성은 이날 그라운드를 밟는 순간 뜨거운 환호를 받았다.
조규성은 단순한 복귀 이상의 모습을 보여줬다. 후반 추가시간 7분경 다리오 오소리오의 쐐기골 상황에서 기점 역할을 해낸 것. 페널티지역 근처에서 공을 지켜낸 그는 아랄 심시르에게 연결했고, 심시르가 곧바로 내준 패스를 오소리오가 마무리하며 2-0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북사와 하이파이브를 나누며 교체 투입됐던 순간부터, 팀 동료들과 함께 추가골에 기여하기까지 짧은 시간이었지만 건재함을 알리기에 충분했다.
그의 복귀는 대표팀에도 희소식이다. 2026 북중미 월드컵을 앞둔 시점에서, 조규성이 다시 경기장에 돌아왔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힘이 된다.
조규성은 최근 대한축구협회 SNS를 통해 지난 시간을 털어놓은 바 있다. “한국에서 수술한 뒤 이탈리아에서 재활하다 감염됐다. 무릎에 물이 세 번이나 차 주사기로 뺐는데, 그때 감염이 된 것 같다. 몸무게가 12kg 빠졌고, 하루 3~4번씩 진통제를 맞아도 밤에 계속 깼다. 살면서 가장 힘들었던 시간이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월드컵 무대를 향한 열망을 감추지 않았다. “팀 훈련을 100% 소화할 수 있다. 이제 정말 다 왔다. 다시 한번 꿈의 무대에 가고 싶다. 좋은 모습으로 경기장에서 만나고 싶다”고 각오를 전했다.
한편 미트윌란의 또 다른 한국인 수비수 이한범(23)은 이날 풀타임을 소화하며 팀의 무실점 승리에 힘을 보탰다. 미트윌란은 리그 5경기 연속 무패(2승 3무)로 승점 9점을 기록, 리그 2위에 올랐다.
미트윌란은 승리 뒤 “이날 경기 가장 반가운 소식”이라며 조규성의 복귀에 주목했다. 미트윌란은 “길고도 힘든 고통스러운 복귀 여정이 오늘 교체 출전으로 결실을 맺었다”며 “팀의 두 번째 골 장면에서 패스를 연결하며 핵심적인 역할을 하기도 했다”고 돌아봤다. 조규성은 구단을 통해 “1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고 드디어 경기장에 돌아왔다. 나에겐 정말 엄청난 의미다. 나는 돌아왔다고 느낀다. 재활에 집중했고 정말 힘든 시간이었지만 지금은 괜찮다”라는 소감을 전했다./ [email protected]